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인 27일 바로 전국 주유소 중 800여곳이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가격이 낮았던 1차 최고가격제 당시 구매한 물량으로 비싸게 판매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기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30.19원으로 전날에 비해 10원 넘게 올랐다. 경유도 전국 평균 리터당 1826.25원으로 10원 이상 인상했다.
서울의 인상폭은 더 가파르다. 서울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62.57원으로 15원이나 올랐다. 경유는 1850.86원으로 14.59원 인상했다.
전국에서 이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800곳 이상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 기준 2차 최고가격제 시행 전날보다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휘발유가 843개, 경유가 821개로 나타났다. 즉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 수는 최소 821개고, 휘발유·경유를 동시에 인상하지 않은 곳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더 많은 것이다.
정유사가 일선 주유소에 판매하는 '도매가'를 통제하는 최고가격제 인상폭보다 많이 올린 곳도 있었다. 앞서 정부는 2차 최고가격으로 휘발유의 정유사 공급가격은 리터당 1934원, 경유 1923원, 실내 등유 1530원으로 정했다. 이는 1차 최고가격 대비 각 210원씩 인상한 수치다.
그런데 이날 리터당 210원 이상 인상한 주유소가 휘발유는 28개, 경유는 27개로 나타났다.
1차 최고가격 고시 다음날에는 가격을 인하하지 않았지만, 2차 최고가격 고시 때는 가격을 올린 주유소도 휘발유 137개, 경유 147개로 파악됐다. 1차 최고가격 고시 이후 가격을 한번도 인하하지 않은 주유소는 휘발유 402개, 경유 295개로 나타났다.
감시단은 이날 기름값 인상 요인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올린 주유소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서혜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 대표는 "아직 인상 요인이 없음에도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가 많다"며 "주유소는 재고 소진 전에 가격을 올리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2차 최고가격 고시 직후 주유소가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판매 물량은 1차 최고가격 고시 때 매입한 저렴한 물량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산업부 남경모 산업정책과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주유소의 재고 물량은 1차 최고가격제 당시 받은 물량이기 때문에 즉시 가격을 올리는 건 부당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유소마다 다르지만 하루 판매 기준으로 비축량을 5일~2주 동안 갖고 있다"면서 "평상시보다 가격 상승을 고려해 빨리 소비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2~3일 후부터는 조금씩 가격이 오를 수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