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 경기도는 급감, 경북은 급증…왜일까?

경기 산재 사망자 58명 줄어들 때 경북은 34명 증가
경기도, 17개 시·도 중 노동국 유일…2019년 李대통령 경기지사 시절 신설
73년 만에 '노동감독관' 권한 일부 지방 이양…지자체장 의지가 안전 핵심 변수로

연합뉴스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사고 통계에서 광역지방자치단체 간 성적표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전국에서 산재 사망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곳은 경기로, 가장 크게 늘어난 곳은 경북으로 나타났다.
 
31일 고용노동부 잠정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 지역 사고사망자는 126명으로 전년(184명) 대비 58명이나 급감했다.

하지만 경북 지역은 73명으로 전년(39명)보다 34명 급증했다. 두 지역의 인구 및 노동자 수의 격차를 감안하면 두 지역의 간극은 더 크게 다가온다. 전체 노동자 1만 명당 산재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사고사망만인율(‱)은 경기는 0.40‱에 그친 반면, 경북은 0.74‱에 달했다.

이 같은 뚜렷한 통계 격차의 이면에는 각 지자체의 전담 조직 유무와 정책적 의지 차이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도는 17개 광역 지방정부 중 유일하게 노동 관련 전담 조직인 '노동국'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인 지난 2019년 신설된 노동국은 현재 노동정책과, 노동권익과, 노동안전과 등 3개 과에 70여 명의 공무원이 배치돼 관련 정책을 전담한다.

이들은 '노동안전지킴이'를 비롯해 이동노동자 쉼터, 작업복 세탁소 등 피부에 와닿는 사업을 선도하며 전국 최대 규모의 노동 정책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 중이다. 이러한 지자체 차원의 적극적인 행정 인프라 확충이 현장의 산재 감축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산재 사망자가 크게 늘어난 경북 지역은 지자체 차원의 예방 역량 집중도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것으로 지적된다. 노동부 역시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린 이유 중 하나로 해당 지자체의 정책적 관심도 및 행정력 투입 여부를 꼽기도 했다.
 
광역단체가 노동 안전을 행정의 우선순위에 두고 조직을 가동하느냐에 따라 산업현장 근로자들의 생사율이 좌우될 수 있음이 수치로 입증된 것이다.

고용노동부 제공

이 밖에 타 광역자치단체의 사망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경북에 이어 경남 지역이 뒤를 이었다.
 
경남 사고사망자는 58명으로 전년(52명) 대비 6명 늘었으며, 서울은 48명으로 2명, 전남은 41명으로 3명 각각 증가했다.

충남(37명), 강원·부산·울산(각 35명), 인천(28명), 전북(27명) 등도 적지 않은 희생자가 발생했다. 특히 울산과 강원, 광주 지역은 전년 대비 사망자가 각각 13명, 9명, 9명 늘어나 증가 폭이 컸으며, 반대로 전북과 충북 지역은 각각 5명, 9명 감소해 대조를 이뤘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제정안은 지자체의 역할과 책임에 더욱 무게를 싣고 있다.
 
지난 1953년 근로기준법 제정 이후 73년 만에 '근로감독관'의 명칭이 '노동감독관'으로 변경됨과 동시에, 노동부 장관의 사업장 감독 권한 일부가 17개 광역시·도지사에게 위임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이에 따라 향후 지방정부가 지역 상황을 반영해 소규모 사업장 등에 대한 예방 감독을 직접 수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지역 사정에 밝은 지자체가 직접 현장 관리에 나서면 감독의 실효성을 한층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지자체장의 관심도와 예산, 전담 인력 확보 의지에 따라 지역 간 노동 안전의 빈부격차가 더욱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도적으로 노동국을 운영한 경기도의 산재 급감 사례가 보여주듯, 이양된 권한을 실효성 있게 행사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능동적인 의지가 향후 지역 노동자의 생명을 지키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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