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전쟁 장기화에 유류할증료 한 달 전 2~3배↑, 항공사 비상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대한항공 서소문사옥 중앙매표소에는 평소보다 많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온라인 발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 수가 많이 줄었지만,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4월부터 유류할증료가 크게 오르게 되자 저렴하게 항공권을 발권하려는 사람들이 오프라인 매장도 직접 찾았기 때문이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이 아니라 발권일 기준으로 부과되기에 4월 유류할증료를 적용받지 않으려면 3월 내에 발권을 마쳐야 한다.
 
여러 예약 사이트를 통해 발권이 이뤄지는 탓에 이날 하루 발권량이 얼마나 늘었는지 구체적인 집계는 불가능 하지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확실히 평소보다 많은 손님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항공사 4월 유류할증료, 3월 대비 2~3배 ↑, 5월은? 

유가급등의 여파로 인한 유류할증료 수직 상승은 이미 현실이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중국 대부분 지역과 나리타·오사카 등 일본은 2만 1천원→5만 7천원 △방콕·싱가포르·쿠알라룸푸르 등 동남아 권역은 3만 9천원→12만 3천원, △로스엔젤레스·라스베거스 등 미국 서부와 파리·밀라노 등 유럽은 7만 9500원→27만 6천원 △뉴욕 등 미국 동부지역은 9만 9천원→30만 3천원으로 유류할증료 인상을 공지했다. 대부분의 노선에서 유류할증료가 한 달 만에 2~3배 이상 급등했다.
 
하지만 이것이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는 불길한 전망이 나온다. 전쟁이 현재처럼 계속 장기화 될 경우 5월에 발권하는 항공권 유류할증료는 '역대급' 가격을 갱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유류할증료는 두 달 전 16일부터 한 달 전 15일까지의 평균 싱가포르 현물시장(MOPS) 기준 항공유 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된다. 국내 항공사들은 항공유 가격을 1~33단계로 구분해 매달 16일 다음 달 적용 금액을 공지한다. 이미 3월 기준 10단계를 돌파한 유류할증료는 4월에는 18단계까지 치솟았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MOPS 기준 항공유 가격은 지난달 27일 기준 갤런당 약 5.33달러를 기록하며 5달러선을 넘어선지 오래다. 이 가격대가 다음달 15일까지 계속되면 한국 항공사에서 경험하지 못한 33단계에 진입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미국 동부 노선의 경우 유류할증료만 100만원을 넘길 수도 있다.
 

항공유 급등으로 항공사 경영에도 빨간등, 항공기 감편 등 자구책도

유류할증료 급등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늘어났다면 항공사들은 경영에 비상등이 켜졌다. 유류비가 항공기 운영비의 30%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유가 상황의 지속은 항공사 경영에 치명타다. 만약 유가가 유류할증료 부과 기준 최대치인 33단계를 넘어서면 문제는 더 심각해진다. 이 다음 단계부터는 유가가 더 오르더라도 소비자에게 유류할증료를 더 내게 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부 항공사들은 항공기 운행을 감편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국제선 4개 노선 대상 항공기 운항을 총 14회(왕복기준) 감편한다고 31일 밝혔다. 4~5월에 한해 한시적으로 취해지는 조치다. 감편 노선은 △인천-프놈펜(2회) △인천-창춘(7회) △인천-하얼빈(3회) △인천-옌지(2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중동 정세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에 대응하기 위해, 고객 불편을 최소화 하는 수준에서 감편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아시아나 항공은 대상 고객들에게 변경되는 항공편 일정을 별도 안내하는 한편 인접 일자 대체 항공편과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고객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동시에 국내 주요 항공사들은 속속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4월부터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에 나서기로 했다. 앞서 티웨이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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