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한 박상용 검사의 전화 통화 녹음 파일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박 검사의 과거 관련 언급의 신뢰성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지난 2023년 5월 25일 이뤄진 이화영 전 평화부지사 측 서민석 변호사와 박상용 검사와의 통화 녹음 파일을 31일 공개했다.
4분 38초 분량의 이 파일에는 박 검사가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였던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변호인인 서민석 변호사에게 읍소하는 순간이 여럿 등장한다.
경기지사 시절 이재명 대통령이 사건 주범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이화영씨로부터 끌어 내기 위해 검사가 피의자의 변호인에게 저자세를 취하는 보기드문 광경이 펼쳐진 것이다.
박 검사는 판사 출신인 서 변호사에게 '부장님'이라며 깍듯이 예우하면서 "저희를 조금만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말을 꺼낸다.
시간을 달라는 서 변호사에게 박 검사는 "진짜 어려운 부탁인데 내일 이 부지사를 한 번 만나서, 잠시라도 가서 이야기를 들어 달라"고 애원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설명자료를 통해 "단순한 일정 조율 차원이 아니라, 맥락상 이미 제시된 조건이나 제안을 피의자에게 전달하고 설득해 달라는 취지로 해석된다"며 "특히 피고인 진술을 끌어내기 위해 피고인이 신뢰하는 변호인을 이용해 진술을 회유하려는 구조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 파일에서는 또 박 검사가 "부인하면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 "계속 가면 10년 이상 구형할 것"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이는 단순한 법률적 응대를 넘어, 부인을 할 경우 중형이 예상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해석된다"며 "또한'구형'은 검찰이 행사하는 권한이라는 점에서, 법리적 안내나 설명을 벗어나 검찰의 구형 권한을 지렛대로 활용한 압박이고 회유라고 해석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박 검사는 "부인했을 경우 서 변호사님은 이걸 무죄로 받아주실 수 있다고 하시냐, 그게 아니라 (징역) 10년에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며 "그게 아니라면 만약에 방조까지 해서 2년 6개월까지 최대한 간다고 하더라도, 그게 아니라 그냥 쌩으로 부인을 하는 입장이면 10년 이상 구형을 할 것"이라고 발언을 이어간다.
이에 서 변호사가 "이분(이화영씨)과 나의 (방)안 중에 하나는 그냥 죽어버리자(이재명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지 말고 처벌을 받자)"고 하자, 박 검사는 "'그거는 제가 볼 때는 아닌 것 같다. 자기 비리를 알고 있는 사람을 어떻게 사면해 주나"고 맞받았다.
이어 박 검사는 "그렇게 할 거면 지금 (민주)당에서 나서서 (변호)해 줘야 한다. 당에서 나서서 이렇게 했는데 그 때 안 됐으니 정치적 사건이라고 하겠는데, 당의 입장은 개인 비리라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 의원은 "법률적인 내용과 무관한 정치 환경(정치적 보호 가능성이나 고립 여부)을 거론하며, 피고인은 물론 변호사까지 함께 압박하는 형식을 통해 객관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해당 파일에서는 또 서 변호사가 "이재명에 대해서 배신을 안 하면…"이라고 말을 이어가자, 박 검사가 "그러면 약속을 받아야 한다, 막연히 하겠지 하듯이 그렇게 할 수 있느냐"며 "한명숙 같이 그렇게 돼도 사면이 안 되는 판에, 이화영씨는 이재명씨랑 그렇게 잘 아는 사이도 아닌데 그게 된다는 게… 모르겠다"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박 검사는 지난 29일 최초 녹취가 공개됐을 때부터 지금까지 '서 변호사가 먼저 이화영씨를 주범이 아닌 종범으로 기소해 달라고 했고, 자신은 그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하고 거절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었다.
또 지난해 9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도 "이 전 부지사는 검사가 묻지 않은 내용까지 모두 상세히 진술해서 진술의 신빙성이 굉장히 컸다"고 말했었다.
전 의원은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고 "녹취 보면 지금까지 박상용 검사가 해명해왔던거랑 정면 배치되는 내용이 많다"며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거절하기 위해 이런 내용을 이야기했냐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 거절하기 위해서 대화를 했다면 거절만 했으면 된다"며 "객관적 증거와 무관한 정치적 상황을 언급해 심리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데, 법이 아니라 정치로 압박하는 일이 정상적인 수사인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