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체육 거목' 장웅 전 IOC 위원, 별세…향년 87세, 올림픽 남북 공동 입장 산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장웅 전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오른쪽)과 이희범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노컷뉴스

북한 체육의 거목 장웅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세상을 떠났다.

IOC는 1일(한국 시각) 장 전 위원의 사망 소식을 알리면서 "깊은 애도를 표한다"면서 "스위스 로잔의 올림픽 하우스에 3일 동안 오륜기를 조기 게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전 위원은 지난달 29일 향년 87세로 숨졌다.

1938년 7월 5일 평양에서 태어난 장 전 위원은 북한 농구 대표팀 출신으로 이후 지도자로 나섰다. 이후 북한올림픽위원회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고인은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통역 요원으로 활약하는 등 각종 국제회의에 북한 대표로 참가했다.

장 전 위원은 1996년 IOC 총회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IOC 위원으로 선출돼 국제 스포츠계에서 활약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국을 방문했으나 건강 문제로 폐회식에는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북한으로 떠났다.

고인의 마지막 국제 공식 행사 참석은 2019년 6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134차 총회였다. 지난 2023년 10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IOC 141차 총회에 고인은 화상으로 참석해 올림픽 훈장(공로장)을 받았다.

장 전 위원은 남북한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986년 남북체육회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아 1991년 지바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일팀 실무위원회 북측위원장으로 남북 단일팀 결성을 이끌었다.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2017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참석을 위해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모습. 박종민 기자


2000년 시드니올림픽과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에도 크게 기여했다. 장 전 위원은 평창올림픽 개회식 뒤 국내 취재진에 "기자분들이 느낀 것과 더도 아니고 덜도 아니고 똑같습니다"면서 "가슴이 뭉클했습니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IOC는 "장 전 위원은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을 강조했던 분"이라면서 "스포츠를 통한 대화를 꾸준히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어 "장 전 위원은 2014 난징하계청소년올림픽에서 세계태권도연맹(WT·당시 WTF)과 북한 주도의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양해각서 체결 과정에서 중재자로 나섰다"면서 "이전까지는 두 단체가 치열하게 경쟁했으나 이후엔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IOC는 "장 전 위원의 노력은 시드니올림픽과 평창올림픽 개회식 남북 공동 입장으로 이어졌다"면서 "스포츠가 가진 통합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커스티 코번트리 IOC 위원장은 "장 전 위원은 평생을 스포츠와 올림픽 운동에 헌신했던 분"이라면서 "특히 한반도 협력 증진을 위해 기울인 그의 노력은 스포츠의 힘을 보여준 사례"라고 호평했다.

고인의 유족도 북한의 대표적 체육인이다. 아들은 북한 축구 대표팀 골키퍼 출신으로 IOC에서 근무했던 장정혁, 딸은 조선 평양 체육단 여자 배구 감독을 역임하고 국제 배구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정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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