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천을 제2의 청계천으로"…부산시, '백년의 귀환' 프로젝트 가동

대심도 등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지하담수 활용…하루 3만 9천t 공급
성지곡수원지~서면~북항 잇는 6개 거점 수변 문화벨트 조성
서면 일대 복개도로 개방해 도심형 친수공간으로 활용
담수 확보량과 복개도로 개방, 재원 조달 등 풀어야 할 과제 산적

부산시가 '백년의 귀환, 동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가 수십 년간 오염과 악취의 상징으로 덧씌워진 동천을 도심 생태하천으로 되살리는 대규모 복원 프로젝트를 1일 발표했다.  

'백년의 귀환, 동천 프로젝트'로 이름 붙인 이 사업은 그동안 추진해온 해수 유입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심도 터널 공사에서 발생하는 깨끗한 지하수를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심도 지하에서 담수 확보 "청계천 수준 가능하다"

이 프로젝트는 대규모 공사현장에서 나오는 지하담수를 활용하는 것에서 착안됐다.

실제, 시는 최근 개통된 만덕~센텀 대심도 구간 현장점검 과정에서 지하수가 유출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사상~해운대고속도로 대심도 구간에서도 기술 검토를 통해 하루 약 3만 5천t 규모의 지하수 확보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부산형급행철도(BuTX) 노선에서 나올 추가 물량까지 합치면 동천을 생태 하천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하루 3만 9천t의 용수를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부산시가 공사 현장에서 나오는 지하담수를 도천 유지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산시 제공

도심 가로지르는 생명·문화·번영의 강

시는 이 담수를 바탕으로 동천을 생명의 강, 문화의 강, 번영의 강 등 3대 방향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생명의 강은 성지곡수원지부터 북항까지 물길을 다시 살리고 복개된 하천을 단계적으로 복원하는 방식이다.
숲길과 산책로 등 생태축도 새로 조성한다.

문화의 강은 백양에서 북항까지 생태축을 따라 시민과 관광객이 휴식할 수 있는 문화의 길을 조성하는 내용이다.

번영의 강은 서면 중심 상가의 활력을 회복하고, 문현금융단지부터 북항까지 금융·지식·해양 산업이 집약된 첨단지식서비스 산업 벨트를 구축한다.

서면 복개도로 걷어내고 6개 거점 특화 조성

시는 동천의 6개 주요 거점을 지역별 특성과 수계 관리 기능에 맞춰 특화 조성한다.

먼저, 성지곡수원지는 재개장 예정인 시립 어린이동물원과 연계해 어린이생태 체험 교육 플랫폼으로 만든다. 부산시민공원은 확보한 지하수를 부전천을 거쳐 동천으로 흘려보내는 지하수 투입 핵심 거점으로 활용한다.

서면~부전천 구간은 복개된 도로를 개방해 도심형 친수공간으로 되살린다. 광무교 교각 하부에는 야간 경관 조명과 산책로 등 수변 문화쉼터를 조성한다.

국제금융단지에는 수변 테라스와 달빛정원 등 24시간 이용 가능한 도심형 수변문화공원을 조성한다. 동천 하류에는 수문을 설치해 수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

부산시가 6개 거점별 복원 전략을 제시했다. 부산시 제공

시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와 부산형 급행철도 설계 과정에서 시민공원까지의 관로 설치를 적극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두 노선 준공 시점인 2032년까지는 기존 해수도수 방식을 병행한다.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인 문화동천 사업을 통해 이번 프로젝트의 기반을 선제 구축할 예정이다. 문화동천 사업은 사업비 3천억원 규모로 2032년까지 추진된다.

박형준 시장은 "동천은 대한민국의 산업과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동천 수계를 복원해 부산 시민의 과거 영광과 자부심이 미래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제 조건 산적…실현 가능성엔 의문부호

이 프로젝트가 실현되려면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다.

우선 담수 확보량의 불확실성이다. 시가 제시한 하루 3만 5천t의 지하수 확보 가능량은 사상~해운대 대심도와 부산형 급행철도가 완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기술 검토 수준의 예측치다. 실제 공사 과정에서 지하수 유출량이 달라질 경우 담수 공급 계획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대심도 구간에서 하루 수만 톤의 지하수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경우, 지하 공동(空洞) 확대와 지반 침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도심 한복판을 관통하는 구간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담보가 필수적이다.

복개도로 개방도 쉽지 않은 과제다. 서면~부전천 구간은 현재 도심 교통의 핵심 축이다. 이 구간을 개방하려면 교통 대책 마련과 막대한 추가 사업비가 뒤따른다. 주변 상인들의 동의도 필요하다.

가장 큰 숙제는 재원 조달 방안이다. 특히, 문화동천 사업비가 3천억원으로 제시됐지만, 복개도로 개방과 관로 설치 비용까지 더하면 실제 투입 비용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프로젝트의 성패는 '선언'이 아닌 선행 인프라 사업의 완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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