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자 자녀들의 '부모를 만나러 가는 길'

김유나 작가 초대전시 '아빠에게 가는 여정'
오는 10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서



[앵커]

부모가 잘못을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될 경우 그 자녀들은 사회적 편견과 생존 문제 등 어려움에 직면합니다.

하지만, 교도소에 수감돼 함께 생활하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에겐 여전히 소중한 부모인데요.

부모의 잘못이 자녀에게까지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아이들이 부모와 건강한 유대감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전시가 열렸습니다.

장세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기차와 버스, 다시 마을버스까지.

몇 번이나 갈아타야 도착하는 곳.

수용자 자녀들에게 부모를 만나러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은 여정입니다.

그 길 위에서의 시간을 봄날의 여행처럼 따뜻하게 풀어낸 전시가 열렸습니다.

길게 이어지는 버스 창밖 풍경은 계절마다 피어나는 풀잎과 꽃들로 표현했습니다.

[녹취] 김유나 작가
"여행을 하는 목적이잖아요. 여행 자체는 희망이 들어 있다고 생각해요. 가서 즐거운 시간들이 있을 수 있는 것이고…"

교정 시설은 대부분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대중교통으로 찾아가기 위해선 교통비와 하루 식사비 등 경제적 부담이 큽니다.

이번 전시를 마련한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 따르면 면회 한 번에 드는 평균 비용은 약 10만 원.

학교를 결석하고 장시간 혼자 이동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 때문에 가정 형편에 따라 면회를 포기하기도 합니다.

세움은 이런 아이들을 위해 비용을 지원하거나 미성년자의 경우 직접 동행하는 등 지난해에만 165가정, 600여 명을 대상으로 230여 회의 면회를 도왔습니다.

이번에 전시된 김유나 작가의 작품 16점의 판매 수익 역시 아이들 면회 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입니다.

[녹취] 이경림 대표 /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교도소라는 어두운 곳으로 아빠와 엄마를 만나러 가는 그 여정에도 그 길에도 우리 아이들에게 세움을 통해서 새로운 연결 속에 만남의 축복이 이어지기를…"
지난달 27일 서울 영등포구 아동복지실천회 세움에서 열린 김유나 작가 초대전시 '아빠에게 가는 여정' 오프닝 행사. 김유나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장세인 기자

이번 전시에는 수용자 자녀들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녹취] 수용자 자녀 / 작품 '맞닿은 손'
"엄마가 저를 바라보는 시점으로 그린 그림인데요. 엄마가 수용되어 있어서 교복 입은 걸 보여주기 위해서 면회를 갈 때 중학교 교복, 고등학교 교복을 자주 입고 면회를 갔거든요."

아이들은 교도소로 향하는 길을 마냥 어둡기만 한 것이 아닌 부모와 함께하는 가족과의 시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부모의 수용생활이 아이들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이들에 대한 지원과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습니다.

[인터뷰] 김채연 (23) 양현서 (24) / 관람객
-"교도소라는 공간이 혐오시설로 분류되다 보니까 터미널에 도착하더라도 끝까지 가는 게 쉽지 않겠다는 것을 여기서 처음 느끼게 됐고요."
-"어떤 친구들에게는 마냥 어둡고 이런 곳이 아니라 진짜 부모님을 뵈러 가는 어떻게 보면 따뜻한 공간이 될 수도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녀에게는 당연해야 할 부모와의 시간이지만 수용자의 자녀에게는 여전히 멀고 버겁기만 합니다.

이들을 돕기 위한 이번 전시는 오는 10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세움에서 이어집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화면출처: 아동복지실천회 세움]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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