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 결정 1차전에서 1위 한국도로공사를 꺾고 봄 배구 돌풍을 이어간 GS칼텍스. 포스트 시즌(PS) 4연승의 상승세를 이끈 주역은 권민지였다. 알토란 활약은 물론 '쌍권총 세리머니'로 팀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권민지는 1일 경북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도로공사와 챔프전 1차전에서 14점을 올리며 세트 스코어 3-1(25-23 23-25 25-15 25-22) 승리를 이끌었다. 정규 리그 3위 GS칼텍스는 5전 3승제 챔프전에서, 더군다나 원정에서 승리하며 우승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GS칼텍스는 실바가 양 팀 최다 33점으로 분전했다. 여기에 권민지가 21.38%의 공격 점유율로 실바의 부담을 덜어줬다. 실바는 공격 점유율 43.45%였다.
경기 후 GS칼텍스 이영택 감독도 "3세트 권민지가 뚫어주면서 자연스럽게 실바가 쉴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고 칭찬했다. 이어 "실바는 무릎, 어깨 통증을 시즌 내내 달고 있는데 정신력이 대단한 선수라 충분히 참고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최대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권민지는 4위 흥국생명과 준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다. 부상에서 복귀한 아시아 쿼터 레이나 대신 선발 아웃사이드 히터로 투입됐지만 1세트 무득점에 그쳤다. 특히 10개의 리시브에서 정확은 0개였고, 2번 실점했다. 결국 2세트부터 투입된 레이나가 17점으로 활약하며 GS칼텍스가 플레이오프(PO)에 진출했다.
이 감독은 "권민지가 준PO 1세트에서 죽을 쒔다"면서 "PO를 앞두고 수원에서 훈련하는데 민지가 은근슬쩍 B팀으로 빠지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곧바로 '왜 빠지냐. 다시 들어가라'면서 A팀으로 옮겨줬는데 본인도 마음을 다잡은 계기가 된 것 같다"면서 "분명히 해줄 수 있는 부분이 항상 많다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있는데 때론 철없어 보이지만 밝은 에너지로 잘 극복해준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권민지는 현대건설과 PO 2차전에서 32점의 실바 다음으로 많은 13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그러더니 이날도 실바 다음으로 많은 14점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권민지는 PO 2차전에 이어 이날도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3세트 득점 뒤 두 손으로 쌍권총을 웜업존의 동료들에게 쏘는 동작이었다. 다만 GS칼텍스 선수들은 당황한 듯 뒤로 물러나 머쓱해진 권민지가 짐짓 화를 내기도 했다.
이 감독은 "PO 2차전에서 세리머니를 준비한 거냐고 물으니 살짝 준비했다고 하더라"고 귀띔했다. 이어 "하려면 더 오버해서 해야 하고 하는 사람이 부끄러우면 안 하느니만 못 하다고 했다"면서 "홈이든 원정이든 큰 동작으로 준비하라고 했다"고 전했다.
권민지는 쌍권총 세리머니에 대해 "다른 선수들한테 쓰러지는 제스처를 해달라고 해야 했는데 소통이 안 됐다"면서 "이 세리머니를 할 수 있을까 나올까 생각하다 자연스럽게 나왔는데 동료들의 준비가 안 됐다"고 멋쩍게 웃었다. 이어 "사실 당황하기보다는 마음에 걸렸던 게 쐈는데 동료들이 안 받아준 것보다 뒷걸음질친 게 마음의 상처 되지 않았나 싶다"고 너스레를 떨면서 "라커룸에서 많이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세리머니를 잘 준비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봄 배구의 미친 선수가 아니냐"는 질문에 권민지는 "정규 리그보다는 조금 더 정말 큰 작정을 하고 들어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것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면서 "자육계약선수(FA)로 다시 GS칼텍스와 하게 됐는데 3년째 하면서 챔프전 기회는 흔치 않으니 다 쏟아붓고 싶었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