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가지 비위 의혹을 받는 김병기 무소속 의원이 5번째 조사를 받기 위해 2일 경찰에 출석했다. 4차 조사를 받은 지 이틀 만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뇌물수수·직권남용 등 혐의를 받는 김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5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조사에 앞서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앞에 검은색 외투 안에 허리 복대를 차고 나타났다. 그는 '수사를 지연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무혐의 입증 자신하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이틀 전인 지난달 31일 4차 피의자 조사에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강선우 무소속 의원이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전해듣고도 묵인했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에서도 해당 의혹을 들여다볼 전망이다.
지방선거 당시 김 의원은 서울시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를, 강 의원은 공천관리위원을 역임하고 있었다. 경찰은 김 의원이 공천 심사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금품 수수 사실을 인지하고도 다른 위원들에게 알리지 않아 공천관리위원회의 심사와 의결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2020년 총선을 앞두고 서울 동작구의원 2명으로부터 현금 3천만 원을 받은 뒤 돌려준 혐의를 받는다. 배우자 이모씨가 동작구의회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 해당 사건과 관련한 동작경찰서 내사를 무혐의로 종결하는 과정에 외압을 가했다는 의혹 등 김 의원이 받는 의혹은 총 13가지에 이른다.
경찰은 그간 김 의원 배우자 이씨와 최측근인 이지희 동작구의원, 법인카드를 제공한 조진희 전 동작구의회 부의장, 공천헌금을 건넨 구의원 2명 등 관련 인물을 광범위하게 조사했다. 수사 외압과 관련해 김 의원이 접촉한 것으로 보이는 주요 참고인들도 줄소환했다.
김 의원은 지난달 31일 4차 피의자 조사 당시 약 5시간 만에 귀가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11일 3차 조사 중 돌연 허리 통증을 호소하며 조서에 날인도 찍지 않은 채 귀가했다. 경찰은 이날 조사가 마무리되면 김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확보 여부에 대해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김 의원의 차남 김모씨도 이날 오전 10시부터 약 3시간 20분 동안 조사했다.
김씨는 이날 오전 9시 57분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위치한 서울청 마포청사에 출석해 '아버지가 대학 편입 도와준 것을 알고 있었나', '취업 과정에서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씨는 숭실대 계약학과 편입과 중견기업 및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취업 과정에서 편법을 사용한 의혹을 받는다. 김씨 변호인은 "지난번 조사 때 했던 걸 이어서 조사하려는 것 같다"며 "아빠랑 아들이랑 같이 조사하는 게 어딨냐"고 토로했다.
경찰은 이날 김 의원 조사에서도 해당 의혹에 대해 들여다볼 전망이다. 다만, 김씨와의 대질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