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슬 끊어내자"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기도회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목요기도회
해방 후 혼란 속 제정된 국가보안법
정권 유지나 평화 역행하는 제도로 악용돼


[앵커]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엠네스티 등 국제 사회는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의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해왔습니다.

납북 분단 상황에서 국가보안법이 필요하다고 여기는 이도 있지만, 사상의 자유를 법으로 통제하는 과정에서 억울한 피해자도 생겨나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가 사순절을 맞아 주최한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목요기도회를 최창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장소) 사순절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목요기도회
2일, 서울 종로구 향린교회

[노래패 청년예수/향린교회] "철망 앞에서"
"자, 총을 내려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걷어 버려요. 자, 총을 내려 두 손 마주 잡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을 맞아 국가보안법 피해자들을 위한 목요기도회가 열렸습니다.

설교를 맡은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장 이성구 목사는 포로로 잡혀온 이들을 환대하며 돌려보낸 선지자 오뎃의 이야기를 통해 기독교적 사랑의 실천이 무엇인지를 밝혔습니다.

그리고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렸던 오뎃의 마음을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성구 목사 /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장]
"오뎃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요. 그는 하나님 마음에 잇대어 있는 사람입니다. 그것이 긍휼의 마음이고 자비의 마음입니다. 형제를 보는 눈이고 전리품으로 그것을 보는 눈이 아닌 겁니다. 그런데 오늘 교회는 그 오뎃의 마음을 잊어버렸다는 겁니다."

1948년 만들어진 국가보안법은 해방 직후 극심한 이념 대립과 사회적 혼란 속에 시급성과 정권 안정을 이유로 정당화됐습니다.

그러나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와 충돌하고 실제로 정권 유지 수단이나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제도로 악용돼 왔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정우철 인권위원장 / 민중민주당, 석권호 석방 대책위원회]
"사순절은 예수 그리스도의 고난을 기억하는 시간이자 불의한 권력에 억압받는 이들의 고통을 우리의 몸에 새기는 시간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가보안법이라는 낡은 사슬에 묶여 양심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살아가는 수많은 이들이 있습니다."

국가보안법은 보수와 진보 정권을 가리지 않고 민주주의의 기초인 자유로운 토론과 사유, 정치적 의사 표현을 위축시켜왔습니다.

개성공단이 가동되고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2006년 남과 북의 교육자들이 모여 진행했던 평화통일 수업에 참여한 교사들도 국가보안법으로 고통을 겪었습니다.

[박미자 상임대표/국가보안법 7조부터 폐지운동 시민연대]
"그 수업 이후로 전교조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했던 사람들이 전북, 부산, 경남, 서울에서 통일위원장들은 모조리 국가보안법으로 고초를 겪고 그 와중에 5.18 광주항쟁을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수업했던 고등학교 역사교사도…."

유엔 인권이사회와 국제앰네스티 등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정부에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해왔고 국가인권위원회도 2004년 국가보안법 폐지를 권고했습니다.

한국교회인권센터는 국가보안법 양심수 수감자가 7명, 재판과 압수수색, 고발 등 피해자는 71명에 이른다면서, 교회가 먼저 자비와 긍휼의 마음을 갖고 이 사안을 바라보자고 당부했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