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산지 수산물 유통의 '심장'인 부산공동어시장이 수십 년간 이어온 아날로그식 유통 관행을 벗고 디지털 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단순한 노후 시설 개보수를 넘어 전자경매 시스템 도입과 물류 체계의 근본적 혁신을 논의할 민·관·학 협의체가 첫발을 뗐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지난 3일 부산공동어시장의 현대화와 운영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부산공동어시장 디지털·유통혁신 협의체' 제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의체는 KMI를 필두로 부산광역시, 공동어시장 관계자, 학계, 도매시장 운영 전문가 등이 대거 참여해 머리를 맞댄다.
부산공동어시장은 국내 연근해 수산물 위판량의 약 30%를 차지하는 핵심 거점이지만, 그간 시설 노후화와 전근대적인 위판 방식 탓에 위생과 효율성 측면에서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현재 추진 중인 현대화 사업은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전자경매 도입, 물류 자동화, 위생·안전 체계 고도화 등 수산물 유통의 '대개조'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협의체는 이달부터 올해 12월까지 매월 정기회의와 분과회의를 병행하며 총 9차례 운영된다. 주요 논의 과제는 △전자경매 시스템 구축 및 운영 방안 △물류 효율화를 위한 평면 위판장 탈피 △관련 법·제도 개선 방향 등이다. 특히 논의 결과가 책상 위 담론에 그치지 않도록 생산자 단체와 냉동·가공업체 등 현장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수시로 열어 실질적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연송 부산공동어시장 대표이사는 "전문가 협의체를 통해 현대화 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되어 부산공동어시장이 미래 수산업 시장을 선도하는 거점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정희 KMI 원장은 "공동어시장 현대화는 단순한 건물 신축을 넘어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 체계 전반의 혁신을 의미한다"며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개선 방안을 도출해 수산 유통 혁신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