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단체가 폭행신고? 제주4.3 왜곡·명예훼손 강력 대응

30대 남성 유튜버 "밀려 넘어졌다"며 112 신고
경찰 "절차에 따라 수사…사실관계 확인 중"
4·3단체도 명예훼손·허위사실 유포 등 맞대응
강호진 위원장 "자유 넘어선 행위…가능한 모든 조치"

극우 유튜버와 시민사회단체 관계자가 충돌하자 경찰이 제지하고 있다. 이창준 기자

제78주년 제주4·3 추념식 당일 극우 단체·유튜버들이 현장에서 훼방을 놓은 데 이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를 폭행 혐의로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6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극우 유튜버 30대 남성 A씨는 지난 3일 오전 9시 50분쯤 4·3 추념식 현장에서 도내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B씨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A씨는 B씨가 자신을 밀쳐 넘어뜨렸다며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A씨는 다른 지역에서 제주를 방문한 뒤 당일 돌아가야 하는 일정 때문에 정식 조사 대신 인근 지구대에서 진술서만 작성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향후 피해자 조사 과정에서 관련 영상 자료를 추가로 제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된 만큼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신고자 측이 제출할 영상과 경찰이 채증한 자료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극우 유튜버 스피커차량 앞에서 유족과 시민사회단체가 항의하고 있다. 이창준 기자

4·3 단체들도 왜곡, 폄훼에 대해 맞대응에 나섰다.

우선 집회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구역에서 극우 유튜버들이 활동한 부분에 대해 법률 위반 여부를 검토해 고발할 방침이다.

또 추념식 당일 촬영된 영상과 이후 개인 SNS에 올린 게시물 가운데 허위사실 유포나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사례도 수합하고 있다.

강호진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유족과 도민들이 희생자를 추모하는 날에 표현의 자유를 넘어선 모욕과 왜곡 행위가 반복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논란이 불거지자 관련 영상을 황급히 삭제하고 있지만 상당수 자료를 확보한 상태"라며 "책임을 묻기 위한 법적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78주년 4·3희생자추념식. 제주도 제공

올해 4·3 추념식 당일 현장에서는 유족·시민사회단체 측과 극우 단체·유튜버 간 동선이 겹치면서 일부 충돌이 발생했지만 큰 물리적 충돌로 번지지는 않았다.

다만 경찰이 이미 4·3 단체가 집회 신고를 한 구역에 극우 단체·유튜버들에게도 집회를 허용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극우 단체의 추념식 훼방과 갈등이 이어지면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교조 제주지부는 6일 성명을 내고 "4·3특별법을 즉각 개정하라. 역사 왜곡과 희생자 명예훼손, 혐오 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처벌이 가능하도록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정부와 국회는 개헌안에 제주4·3을 포함하고 예외없는 희생자 인정과 왜곡 폄훼를 방지하기 위한 4·3특별법 개정에 나서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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