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는 6일 원유 수입 경로를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로 조정하는 방안에 대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홍해 우회 수입 검토 여부를 묻자 "여러 안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관련 선사들의 판단도 연계할 것으로 본다"며 이처럼 답했다.
앞서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원유 운반선의 홍해 통항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홍해 루트는 1200㎞ 길이 송유관으로 동부 유전지대의 원유를 공급받는 사우디아라비아 서안 얀부항을 이용하는 우회 경로다.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 3월 1일 운항 자제 권고를 내렸지만, 다시 통항을 허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때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사우디아라비아가 육상 송유관을 건설한 적 있다"면서도 "예맨 쪽 후티 반군 문제가 걱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김 총리는 "인과관계와 상관 없이 상황 변수가 있다. 우리 배들의 안전을 중심으로 변수를 최소화하는 방법을 따져보고 있다"며 "일정 정도 위험부담을 감안해서라도 어떤 판단을 적극적으로 해야 될 상황이 올지 비교해 봐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이란이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 호르무즈 해협 통행세를 납부하는 방안도 검토하느냐는 물음에는 "현재로서 고려하거나 논의한 바 없다"며 선을 그었다.
김 총리는 "지금은 신중한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다. 미국 행정부가 전쟁을 개전할 권한이 있어도 일정 시기 이후에는 의회 결정을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 행정부가 의회로부터) 동의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제하면 미국이 전장에서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이후 현지 상황과 여러 가지를 감안해 서너 가지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너지 안보와 관련해 김 총리는 "우리는 기름 한방울 안 나오는데 에너지는 다 수입하고, 수입(하는 곳)은 대부분 중동, 중동 중에서도 호르무즈다. 거기서 상황이 생기면 꼼짝 못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금은 당면한 대책을 세우고 있고 근본적으로 수입선의 지역도 이전하고, 다변화하는 방안을 절박하게 하고 있다"며 "그에 더해 화석에너지 의존 체제로 가야 하느냐, 재생에너지 전환을 앞당겨야 한다는 생각을 오늘 국무회의에서도 논의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전 당정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오만, 알제리 3개국에 특사를 파견하고, 홍해 지역과 사우디 얀부항에 국적선 5척을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등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고, 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전기를 생산하도록 에너지 체계를 혁신하는 '국민주권정부 에너지 대전환 추진계획'이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