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팀)이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 과정을 되짚어보기 시작했다. 검찰이 대북송금 사건을 수사하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권한을 남용했고,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개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종합특검의 의심이다. 종합특검은 당시 검찰 지휘부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 인사들 간 교류 정황부터 확인할 전망이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대북송금 사건 관련 60권 분량의 기록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분석 중이다.
검찰이 대북송금 수사를 본격화한 것은 윤 전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한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다. 기존에는 쌍방울이 이 대통령 변호사 비용을 대납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었는데, 이 대통령이 도지사로 있던 경기도의 대북 관련 행사 비용을 쌍방울 측이 지원했다는 정황을 포착하면서 수사 흐름이 바뀌었다.
이듬해 1월 검찰은 도피 중이던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김 전 회장은 국내로 송환되기 전에는 "이 대통령과 교류한 적이 없다", "북측에 보낸 돈은 이 대통령이나 경기도와 무관하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러나 송환 후 검찰 조사에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으로 경기도가 내야 할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와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를 북측에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의 대북송금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난 2023년 5월 갑작스레 "이 대통령에게 쌍방울의 방북 사업 관여 사실을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을 바꿨다.
복수의 인물로부터 결정적 진술을 확보한 검찰은 같은 해 9월 이 대통령에 대한 신병 확보를 시도했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지만 이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는 이어졌다.
종합특검은 이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이 부당하게 관여한 것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당시 야당 대표인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수사하도록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종합특검은 기존 기록을 검토해 대북송금 사건의 수사·지휘 라인에 있었던 검찰 관계자들을 특정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 일선 검찰청에서 수사하는 주요 사건은 대검찰청, 법무부를 거쳐 민정수석실로 보고가 이뤄진다.
다만 윤석열 정부 초기에는 민정수석실이 운영되지 않았고, 공직기강·법률비서관실이 그 역할을 대체했다. 종합특검은 당시 검찰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어떤 연락을 주고받았는지, 대북송금 사건 관련 대화를 나눴는지 등을 확인할 전망이다.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국가정보원의 관여 의혹도 종합특검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3일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윤석열 정부 당시 국정원이 대북송금 관련 문건을 선별해 검찰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이 대통령 측에 유리한 내용의 문건도 갖고 있었지만, 이를 제외한 문건들만 수사·재판에 활용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원장은 윤석열 정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개입 시도가 있었다는 취지로도 언급했다.
일각에선 이번 수사가 이 대통령이 피고인 신분인 대북송금 사건에 대한 공소 취소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앞서 순직해병 특검은 수사 대상 사건에 대한 공소 유지가 가능하다는 조항을 근거로 항명 혐의로 재판을 받던 박정훈 준장의 재판에 대한 항소를 취하한 바 있다.
다만 종합특검 관계자는 "공소 취소는 공소를 제기한 검사가 고려하는 것"이라며 "공소 제기를 안 한 상황에서 공소 취소를 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