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떠버린 주호영·이진숙과 한동훈…그들의 선택지는?

5일 오후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대구 기독교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주호영 국회부의장(왼쪽)과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구시장 공천에서 배제(컷오프)된 주호영·이진숙 전 예비후보가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가면서, 대구 선거가 3파전 또는 4파전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맞서 지지층 표를 '영끌'해도 모자란 상황에서, 집토끼마저 흩어질 상황이 된 것.
 
당초 주 의원의 무소속 출마 시나리오는 한동훈 전 대표의 원내 진입과 맞물려 주목도가 높아졌었다. 다만, 현실적으로 주 의원의 탈당 가능성 등을 따져볼 때, '주·한 연대설'은 다소 뜨뜻미지근해진 분위기다. 실제로 한 전 대표는 최근 대구보다 부산 쪽에 출마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 의원과 이 전 방송통신위원장, 이들과 연계된 한 전 대표의 예상 선택지를 짚어 봤다.
 

"기차 떠났다"는 이진숙, 무소속 출마 공식화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따라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24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경선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확고한 목소리를 내는 사람은 이진숙 전 위원장이다. 사실상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는 평가다. "기차는 떠나고"라며, 재보궐에 등판해 달란 장동혁 대표 요청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론조사 선두였던 자신에게 경선 기회도 주지 않은 것은 "자폭 공천"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앙 정치에서 더 큰 역할을 해 달라'며 자신을 컷오프한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물론, 장 대표도 연이어 직격했다.
 
그는 "국회의원이 되는 것이 '더 큰 일'이라면 왜 대구지역 국회의원 12명 가운데 5명씩이나 '더 작은 일'을 하러 시장직에 출마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또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사퇴한 직후 주 의원과 자신을 포함한 '8인 경선' 복원을 제안하려 했으나, 장 대표가 연락을 피했다고도 주장했다.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공천 갈등을 "시정할 기회를 스스로 걷어찼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시민 경선'이란 개념을 재차 꺼내들었다. 이 전 위원장은 "당 중앙(지도부)에서 결정한 것에 조금의 이의도 제기하지 못하는 것은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이라며 "대구 시민의 뜻에 따라 시민의 판단을 받고 시민들이 선택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이 전 위원장이) 국회에 와서 싸운다면 당에 엄청난 힘이 될 것"이라며 장 대표가 보낸 재보선 러브콜도 전혀 고려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전 위원장은 유튜브 '그라운드 C'에서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며 시장선거 완주 의지를 재확인했다.
 

'신중모드' 주호영 "충분히 듣고 결정"

방향성은 주 의원이 훨씬 불투명한 상태다. 컷오프 효력 가처분 기각에 따른 입장을 8일 발표하겠다는 것 외엔 모두 미정이다.
 
앞서 서울남부지법은 지난 3일 "당헌·당규상 현저한 위반이나 중대한 위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주 의원은 6일 항고장을 접수했지만, 무소속 출마 여부는 결론을 내지 않았다. 주 의원 측 관계자는 "참모진과 의원 등 지역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당내에선 무소속 출마급의 '중대 결단'을 발표하려면 컷오프 결과가 나온 직후, 또는 늦어도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나온 즉시였어야 주 의원의 명분에 힘이 실렸을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주 의원이) 칼을 뽑을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고 했다.
 
반대로, 주 의원이 최종 입장을 미룬 데엔 지도부를 향한 최후의 '구명 요청' 성격이 있었을 거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기존 공관위안(案)인 '6인 경선'을 고수 중이다.
 

대구보다 부산 기운 한동훈?…'주·한 연대설' 시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지난달 22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 의원의 선택과 함께, 시선이 쏠리는 곳은 한 전 대표의 출격지다. 친한(親한동훈)계 내에서는 한 전 대표가 이번 지선을 계기로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선택지는 대구 수성갑 또는 부산 북구갑, 크게 2가지로 거론된다. 최근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의 부산시장 출마로 비게 된 후자가 더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에 정치권에서는 한 전 대표가 주 의원의 출마로 비는 수성갑에 등판할 수 있다는 예측이 심심찮게 나왔다. 주 의원이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저해온 장 대표를 비판해 왔다는 점에서, '합리적 보수 연대'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선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단 주 의원의 탈당 여부가 확실치 않고,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다 해도 '바람'을 일으키긴 어려울 거란 전망에서다. 주 의원과 연대할 명분 자체가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친한계 인사는 "주 의원이 당에 쓴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 전까지 계엄·탄핵 국면에서 어떤 역할을 했나"라고 반문했다.
 
최소 3파전을 벌이는 것이 주 의원에게 큰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자칫 김 전 총리 당선만 돕는 꼴이 돼 '배신자' 프레임만 얻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그럼에도 '주·한 연대설'을 미는 쪽에선 정치공학적 접근이 아닌, '명분 있는 싸움'을 강조한다. 친한계인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CBS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두 사람이) 바람을 일으켜 국민의힘을 재건하고 보수를 제대로 세우는 동력을 만들어내는 기반으로 삼자는 것"이라며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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