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쌍둥이 사망 응급실 뺑뺑이, 배후 치료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7일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대구시,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가 쌍둥이 임신부 응급실 뺑뺑이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정진원 기자

대구에서 쌍둥이 임신부가 병원을 찾지 못해 아이 한 명이 숨진 가운데 대구시가 당시 산모나 아이의 배후 치료를 위한 신생아집중치료실 등 설비가 부족했다고 밝혔다.
 
7일 오후 대구시청 동인청사에서 열린 쌍둥이 임신부 의료기관 미수용에 대한 대구시와 대구소방안전본부의 설명회에서 대구시 관계자는 "권역모자의료센터와 지역모자의료센터 모두 병상이 차 있어 산모와 신생아를 수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권역모자의료센터인 칠곡 경북대병원과 계명대 동산병원에서는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상이 부족해 수용이 곤란했고, 지역모자의료센터인 대구가톨릭대병원과 경북대병원, 파티마병원 역시 병상 부족과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 등으로 수용이 곤란한 상황이었다는 것.
 
대구시는 산모와 신생아의 배후치료를 감당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기 때문에 응급실 미수용 방지를 위해 소방 구급상황관리센터가 직권으로 응급실을 선정하도록 한 다중이송전원협진망 역시 이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 모자의료센터 5개 병원의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은 32개, 신생아 집중치료실은 145개 수준이다. 산모-태아 집중치료실의 의료 인력은 전문의 16명, 전공의는 12명, 신생아 집중치료실의 인력은 전문의 20명, 전공의 2명으로 파악됐다.
 
대구시는 올해 칠곡 계대동산병원의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을 39개에서 48개로 늘리고 경북대병원에 고위험 산모와 태아를 위한 집중치료실 5개 병상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는 사진. 황진환 기자

대구소방안전본부의 설명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오전 1시 39분쯤 대구 동구의 한 호텔에 머물던 28주차 미국 국적 쌍둥이 임신부 A씨는 조산 징후가 나타나자 남편과 함께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인근 산부인과 1곳과 대구 지역 대학 병원 6곳에 연락했지만 모두 산부인과 전문의 부재와 신생아 중환자실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다.
 
결국 A씨의 남편은 직접 차량을 운전해 A씨가 내원하던 분당서울대병원으로 향했다. 이동 중 경북 구미 선산 IC에서 경북소방본부와도 접촉해 인근 병원 3곳에 수용이 가능한지 알아봤지만 이 역시 거절당했다.
 
충북 음성에서 구급차를 갈아탄 A씨는 신고 약 4시간 만인 같은 날 오전 5시 35분쯤 분당서울대병원에 도착했지만 쌍둥이 중 한 명은 저산소증으로 숨졌고 다른 한 명은 뇌 손상을 입었다.
 
대구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헬기 이송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A씨가 자궁경부 봉합 수술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공중에 올라가 분만을 해버리면 기압차 때문에 목숨이 더 위태롭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A씨와 남편은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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