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 2월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35조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
8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경상수지는 231억9천만달러(약 34조7천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월간 기준 최대 기록이며, 34개월 연속 흑자다.
유성욱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2월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처음 200억달러를 웃돌았다"면서 " 2월 조업일 수가 작년보다 3일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최대로 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월 경상수지를 항목별로 보면, 상품수지 흑자(233억6천만달러)가 작년 동월(89억8천만달러)의 2.6 배로 역대 최대다.
수출(703억7천만달러)은 1년 전보다 29.9% 증가했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품목의 수출 호조가 이어진 결과다.
품목별로는 통관 기준으로 컴퓨터주변기기(183.6%), 반도체(157.9%), 무선통신기기(23.0%) 등이 급증했다. 승용차(-22.9%)·기계류정밀기기(-13.5%)·화학공업제품(-7.4%) 등은 감소했다.
수입(470억달러)은 4% 증가에 그쳤다. 에너지 가격 하락과 함께 석유제품(-21.0%)·원유(-11.4%)·화학공업제품(-5.7%) 등 원자재 수입이 2.0% 줄었다.
서비스수지는 18억6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다. 적자 규모는 작년 동월(-33억8천만달러)이나 전월(-38억달러)보다 작았다.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가 12억6천만달러 적자로, 적자 폭은 전월(-17억4천만달러)보다 축소됐다. 한은은 겨울방학 해외여행 성수기가 끝나 출국자 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24억8천만달러로, 전월(27억2천만달러)보다 줄었다. 해외증권투자 배당 수입이 줄면서 배당소득 수지 흑자가 23억달러에서 19억8천만달러로 감소했다.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228억달러 증가했다.
직접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38억1천만달러,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9억4천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증권투자는 내국인의 해외투자가 86억4천만달러 늘었지만, 외국인의 국내 투자가 119억4천만달러 감소했다.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매도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 감소 폭(-132억7천만달러)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유 부장은 3월 경상수지 전망과 관련해 "3월 통상기준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진 만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2월을 넘어 다시 최대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동 전쟁의 영향에 대해선 "3월 중동지역 원유 수입의 상당 부분이 전쟁 이전 계약 물량이기 때문에 3월 에너지류 수입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오히려 유가 급등으로 석유 제품 수출이 50% 증가한 효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4월 이후에는 국제 유가 상승이 수입에 반영될 수 있다"며 "단기간에 (전쟁이) 끝나면 (경상수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