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극적으로 '2주간 휴전'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중국의 막판 압박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휴전 합의가 종전 협상으로 이어진다면 중국의 중재 외교가 국제사회에서 더 부각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의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이 적극적인 물밑 중재에 나선 가운데 중국이 막판에 개입해 이란 측에 휴전안 수용을 강하게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시한 12시간 전에 "오늘 밤 한 문명(civilization) 전체가 사라져 다시는 되돌릴 수 없을 것"이라며 이란의 전력 발전소와 교량, 철도 등 인프라를 모두 파괴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황에서다.
중국은 미국의 대대적인 공격에 따른 경제적 파장을 우려해 이란에 유연한 대응을 압박했다고 한다.
중국에 앞서 협상의 물꼬를 튼 파키스탄의 중재안도 그동안 중국이 요구해왔던 내용과 매우 흡사하다.
시한을 몇 시간 앞두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기간 2주 연장, 즉 공격 중단을 요청했다. 이란을 향해서는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제안했다.
이는 최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교장관이 베이징에서 만나 공동으로 발표한 '중동 평화를 위한 5대 이니셔티브'와도 상당 부분 겹친다.
여기에는 △즉각적인 적대행위 중단 △평화회담의 조속한 개시 △비군사 목표물 및 민간인 안전 보장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 △유엔 헌장 원칙 준수 등이 포함됐다.
파키스탄이 중재를 위해 분주하게 발품을 파는 사이 중국은 이를 공개 지지하며 긴밀하게 소통해 왔다. 이 때문에 중국이 큰 틀을 설계하고 파키스탄이 실무적 중재를 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이란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사실상 두 국가가 '경제 동맹국'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 제재로 판로가 막힌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는 대가로 이란의 인프라 건설에 투자하는 내용의 '25년 협정'을 2021년 맺었다.
이 때문에 전쟁 장기화는 양쪽에 모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에너지 공급에 차질을 빚고, 이란 역시 되돌릴 수 없는 경제적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컸다.
중국의 중재 외교의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되면서 중동 지역 등에서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중동 매체들은 "중국의 조용한 개입이 교착 상태를 풀었다"거나 "중국이 이란을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강대국이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AFP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이 우방인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데 관여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렇게 들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