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도 감정도 자원화…AI 안으로 빨려 드는 노동의 현장

한신대학교,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컨퍼런스
AI와 로봇 발전 인간의 노동 빠르게 잠식
인간의 노동 현장에서 소외 불가피
노동과 역할에 대한 재정립 필요




[앵커]

공학과 철학, 신학, 종교윤리학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AI 기술의 현재를 진단하고 가능성과 한계를 짚어보는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신대학교 종교와과학센터가 주관한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컨퍼런스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주제는 AI와 노동 문제였습니다.

전문가들이 바라본 AI 시대 인간 노동이 처한 현실을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AI와 로봇의 등장은 기존 노동 구조를 근본적으로 뒤흔들고 있습니다.

데이터 학습을 기반으로 한 정보 처리를 넘어 실제 인간이 노동하는 영역을 차례로 잠식해가고 있는 겁니다.

(장소) 한신대 종교와과학센터,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 컨퍼런스
7일, 한신대학교 서울캠퍼스 채플실

[장병탁 석좌교수/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화이트칼라 직업뿐만 아니라 블루칼라 직업으로까지 나오고 있고 존재론적으로 보면 AI도 또 다른 어떤 인간과 같은 존재가 되는 행위자로서 인간과 함께 생활하는 아니면 같이 작업하는 휴먼 AI 코어워킹(Human-AI Co-working) 같이 일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AI 시대 로봇이 전면으로 등장하면 인간의 노동은 빠르게 대체되면서 기존의 직업들이 점차 사라지고 인간은 노동의 현장에서 소외를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철 담임목사/한백교회, 크리스챤아카데미 원장]
"인공지능 시대에도 기술 발전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은 계속 등장할 것이며, 여전히 전통적인 삶의 방식에 머무는 이들도 많다. (중략) 기독교 윤리는 인공지능을 향유하는 포스트 휴먼에 대한 찬사보다 여전히 인간 이하의 삶으로 내몰린 이들이 고통과 탄식에 먼저 귀를 기울여야 한다."

AI 빅테크 기업으로 몰려들고 있는 자본은 인간의 생각과 행동, 표정, 감정까지도 정보화, 자원화 도구로 삼고 있고 AI 기술 발전을 무분별하게 밀어붙이고 있습니다.

[양권석 명예교수/성공회대학교]
"클릭 한 번 하는 것, 행동 한 번 하는 것, 표정 한 번 짓는 것까지 전부 자원화될 뿐만 아니라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모든 정보들 생체 정보화되어서 팔려나가는 돈이 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은 독립적인 인격체로 존중받기보다 단순한 정보들의 조합으로 여겨지면서 스스로 자멸의 길로 가고 있다는 경고도 나옵니다.

[양권석 명예교수/성공회대학교]
"(빅테크 기업들은) 자신들의 기술의 가속적 발전을 저해하는 자들을 적그리스도로 표현하기까지 합니다. 전체 행성이 이 기술 시스템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그야말로 인류가 스스로 자기를 파멸하는 과정을 설계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AI 시대 일자리가 사라지는 것을 넘어 인간이 어떤 노동을 감당해야 하는지 역할을 재정립할 필요성도 제기됩니다.

[장병탁 석좌교수/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
"과거의 노동이 생존을 위한 노동이었다면 이제 가치 중심의, 가치에 기여하는 노동이어야 합니다. AI는 반복하고 실행하고 최적화하는 것은 너무나 잘합니다. 이것을 인간이 하려고 하면 경쟁이 안됩니다. 이것은 빨리 넘겨주고 대신 더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의미가 뭐고 책임을 지는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AI를 활용하면서 AI의 결과물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기보다는 자신만의 주도성을 내주지 않기 위한 노력도
동반되어야 합니다.

[김학철 교수/연세대학교 기독교교양학]
"AI가 제안하는 설명에서 자신이 무엇을 이해했고 무엇을 이해하지 못했는지를 식별하고 AI의 피드백을 맹목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비판적으로 소화하며 자신의 고유한 학습 경로를 능동적으로 재설계하는 역량입니다. 학습 과정에서의 주도성을 AI에게 내주지 않는 것을 의미합니다."

AI를 주제로 모인 각 분야 전문가들은 인간만의 고유한 판단과 책임, 가치 평가 등의 영역은 AI가 대신하게 해서는 안되며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삶인지 치열하게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이정우]
[영상 편집 김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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