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오월드 늑대 탈출 사건과 관련해 담당 사육사가 참여한 포획 방식과 행동·심리 중심의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왔다.
청주동물원 진료사육팀장을 맡고 있는 김정호 수의사는 9일 CBS와의 통화에서 "인공 포육을 했다면 담당 사육사를 기억한다"며 "사람이 키웠다면 늑대에게는 사람(사육사)이 엄마"라고 말했다.
이어 "위험을 느끼다보니 방지선까지는 사람들이 있어야 되겠지만, 늑대가 있을만한 핵심 부분에는 담당 사육사가 접근해 안심 시키는 방식이 필요해보인다"고 제안했다.
탈출 배경으로는 '사회적 압력' 가능성을 제기했다.
김 팀장은 "물리적 긴장도가 높아졌을 것"이라며 "사회적 무리를 이루고 사는 사람처럼 (늑대도) 무리 동물이기 때문에 성숙한 수컷의 경우 (무리 내 긴장이나 압박이 있을 때) 회피 행동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왜 나왔는지, 사회적인 압력에 대해 늑대의 마음을 헤아려보는 게 중요하다"며 "사실 그게 원인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근본적인 대책과 관련해서는 시설 중심 대응에 선을 그었다. 그는 "시설을 더 튼튼하게 짓자는 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며 "왜 늑대가 탈출했는지, 그 원인을 먼저 들여다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팀장은 특히 늑대를 '위험한 맹수'로만 규정하는 시각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늑대 한 마리가 탈출한 걸 맹수로 분류해서 사살해야하는 상황을 만드는 건 옳지 않다"며 "무리로 행동하면 위험성이 커질 수 있지만, 늑대 한 마리는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큰 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탈출한 늑대의 상태에 대해서는 "상당히 겁을 먹고 예민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며 "안전에 대한 욕구가 가장 강할 것 같다"고 진단했다.
포획 방식에 대해서도 '행동 기반 접근'을 강조했다. 그는 "30kg 정도 늑대이고 (사육 환경에서는) 매일 일정량을 지급 받기 때문에, 먹이에 대한 배고픔을 느끼면 그쪽(먹이를 먹던 장소)으로 올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회적인 압력이 더 클지, 먹이에 대한 욕구가 더 클지 알 수 없어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7년간 좁은 우리에 방치돼 갈비뼈가 보일 정도로 말라 일명 '갈비사자'라는 별명을 얻었던 수사자 '바람이'를 구조한 수의사로 잘 알려져있다.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동물 치료와 구조 현장에서의 헌신적인 활동으로 '수의사계의 이국종'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