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사 중인데…대법, 불법재판 의혹 판사 사직서 수리

근무시간 음주 판사, 인천지법 발령 직후 사직서 제출
"2월 법관 정기인사 이후 대법원 사직서 수리…이례적"
불법재판 의혹 공수처 수사 중인데…'의원면직' 처리
정상 퇴직처리 돼 연금 받고 변호사 개업도 가능해

대법원 제공

제주지법 근무 당시 음주난동 물의를 일으키고 인천지법으로 자리를 옮긴 오창훈 판사가 결국 법복을 벗었다. 불법재판 의혹으로 공수처 수사 받는 와중에 사직서가 수리돼 논란이 예상된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대법원은 지난달 말 오 부장판사의 사직서를 수리했다.
 
앞서 올해 2월 초 대법원은 지방법원 부장판사 이하 법관 1003명에 대한 전보 등 정기인사 결과를 발표하고 제주지법에 근무한 오 판사를 2월 23일부터 인천지법에서 근무하도록 명했다.
 
지난 2020년 제주지법에 부임한 오 판사는 최장 7년간 한 법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장기근무 신청을 했으나 1년 남겨두고 근무시간 음주난동 등 각종 논란 끝에 인천지법으로 발령받았다.
 
사직서 제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사에 불만을 품은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오 판사는 2024년 6월 28일 동료 판사 2명과 함께 근무시간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업주와 시비가 붙는 등 난동을 부려 지난해 9월 법원장으로부터 징계가 아닌 경고를 받았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3월 27일 공무집행방해 사건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하며 합의부 사건인데도 배석판사와의 합의 없이 즉일 선고한 의혹으로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다.
 
근무시간 음주난동이 벌어진 노래방. 고상현 기자

정기인사가 끝난 뒤 대법원이 판사의 사직서를 받아들인 게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현직 판사는 "일반 판사들은 2월 정기인사 때만 퇴직을 받아주면서 왜 문제를 일으키고 공수처 수사 받는 판사는 퇴직 처리했는지 모르겠다. 이례적인 경우"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법관의 의원면직(자발적 퇴사) 제한에 관한 예규'를 보면 의원면직을 신청한 법관의 비위사실이 재직 중의 위법행위로서 법관징계법에 규정된 징계처분에 해당하면 허용하지 않는다.
 
또 수사기관에서 비위와 관련해 수사 중임을 통보받을 때 의원면직 제한을 두고 있다.
 
오 판사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지난해 5월 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해 현재 공수처 수사를 받고 아직 혐의 여부 판단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사직서 수리가 이뤄진 것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 감사위원회에서 공수처 수사 사안에 대해 징계처분 대상인지 심의가 이뤄졌다. 그 결과 징계처분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사직서를 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오 판사는 정상 퇴직 처리돼 연금을 그대로 받고 변호사 활동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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