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과 도라산역을 오가는 정기 관광열차인 'DMZ 평화이음 열차'가 10일 6년 6개월 만에 운행을 재개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철조망을 다시 세우는 적대적 두 국가가 아닌 끊어진 철도와 도로를 다시 잇고 남북이 다시 개성공단의 불을 밝히는 평화적 두 국가 상태가 남북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역-도라산역 관광열차의 운행이 재개된 이날 정부는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임동원·정세현·이재정·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 홍지선 국토교통부 2차관, 김경일 파주시장, 김태승 코레일 사장, 북향민, 이산가족, 외국인 학생 등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공존을 상징하는 각계각층 인사 2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을 개최했다.
정 장관은 축사에서 "철책은 단절"이지만 "철길은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고 희망을 열어주는 길"이라며 "철도 철길을 따라 철책 선을 걷어내고 철망을 걷어내는 날이 오기를 간절히 소원"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지금 우리는 세계 각지의 전쟁으로 불안이 일상화된 시대를 살고 있다"며 "한반도 평화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니라 생명선", "평화는 관념이 아니라 밥이고 삶 자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어 "남과 북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적대와 대결이 아닌 평화와 공존, 화해와 협력만이 남과 북이 함께 잘 사는 길"이라며 "우리가 먼저 북측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말이 아닌 행동으로 평화를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평화는 멈춰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진전해야 한다"며 "오늘 도라산역에서 멈춘 기차가 다시 금단의 선을 통과해 개성과 평양을 거쳐 유라시아 대륙으로 가는 길이 열리기를 소원"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유럽연합의 국가들처럼 아침에 국경을 넘어 더 좋은 식재료를 사고 점심에 국경을 넘어 싼 휘발유를 넣으며 저녁에 국경을 넘어 가족과 더 멋진 레스토랑을 찾는 평화와 공존의 한반도, 공동 성장의 한반도를 꿈꾼다"고 덧붙였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우리는 지난 시기 개성공단에서 따로 살면서도 함께 사는 방법, 평화적으로 공존하며 공동이익을 창출하는 '평화적 두 국가' 상태를 이미 경험했다"며 "변화한 국제정세와 그리고 남북의 국익에 맞게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새로운 관계를 충분히 정립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역무원 차림으로 열차의 서울역 출발에 앞서 승객들의 승차권을 직접 펀칭하며 개찰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도라산역은 지난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과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계기로 남북이 경의선 복원 및 철도 연결에 합의함에 따라 조성된 철도역이다. 서울역에서 56㎞ 떨어져있지만 북한 지역인 판문역까지는 불과 7km 거리이다. 이에 도라산역은 북쪽으로 갈 수 있는 첫 번째 역으로서 남북연결과 교류협력의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된다.
도라산역을 오가는 열차는 지난 2019년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가 이번에 재개된 것이다. 열차는 4월과 5월에는 월 2회 운행하고 6월 이후부터는 월 4회, 매주 금요일로 확대 운행된다.
정부는 이번 'DMZ 평화이음 열차'의 운영 재개에 이어 앞으로 DMZ 평화관광의 활성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와 국방부, 경기도, 파주시, 한국철도공사 등 5개 기관은 이날 'DMZ 평화이음 열차' 운행 재개에 맞춰 공동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경의선 철도를 기반으로 도라산역 일대 관광을 활성화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 메시지의 확산도 꾀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