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향후 3년간 연평균 3조 원을 투입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확대하고, 이를 수출·공급망 등 국익과 연계한 전략적 개발협력 수단으로 운용한다.
재정경제부는 13일 제157차 EDCF 운용위원회를 열고 '2026~2028년 EDCF 중기운용방향'을 확정하고 향후 개발협력 정책을 양적 확대에서 질적 고도화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글로벌 개발재원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주요 공여국들이 자국의 경제·안보 이익과 공적개발원조(ODA)를 연계하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중기 운용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3년간 사업 성과와 국익 기여도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연평균 약 3조 원 규모의 신규 사업을 승인할 계획이다. 2026년 집행 규모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1조 9천억 원 수준으로 설정한다.
정부는 특히 EDCF를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2025년 EDCF 사업을 통해 우리 기업들은 3조 6천억 원 규모의 해외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탄자니아 국립병원 건설(3.6억 달러), 모로코 철도차량 공급(14.7억 유로) 등 대형 프로젝트가 대표 사례로 꼽힌다.
중점 지원 분야는 △인공지능(AI)·디지털 △문화 △그린 △공급망 등 4개 분야다. 정부는 AI를 인프라 사업에 결합한 'AI 내장형(embedded) 사업'을 확대해 전력·의료·교통 등 분야에서 대표 성공사례를 창출하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문화 분야에서는 문화 인프라 구축과 정책 컨설팅, 콘텐츠 지원을 연계해 'K-컬처' 확산을 지원한다. 그린 분야는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 인프라 시장 선점을 목표로 하며, 공급망 분야는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 기반 구축에 초점을 맞춘다.
지역별로는 지리적 인접성과 경제적 연계성이 높은 아시아 지역에 전체의 50~60%를 배분하는 기조를 유지한다. 아프리카와 중남미는 중점 협력국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전략을 적용할 예정이다.
개발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무상·유상 원조를 결합한 'K-ODA 패키지'도 제공한다. 정책자문(KSP), 기술협력, 인프라 구축, 사후관리까지 전 단계를 통합 지원해 수원국 맞춤형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국제금융기구 및 다른 공여국과의 협력도 확대된다.
이와 함께 국민 신뢰 제고를 위해 사업 전 과정의 정보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정책실명제와 사업이력제를 도입한다. 내부신고제 강화와 현장점검 확대 등을 통해 부당 개입과 위법 행위를 차단할 방침이다.
기금 운용의 효율성과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조치도 병행된다. 장기 지연되거나 우리 기업 참여 가능성이 낮은 사업은 승인 취소를 검토하고, 확보된 재원은 핵심 분야에 재투자한다. 또한 현행 0.01~2.5% 수준의 고(高)양허성 금리 체계를 개편해 금리 인상을 추진하고, 채권 관리도 강화할 계획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에 앞서 모두 발언을 통해 "주요 공여국들은 ODA와 경제·안보 이익 간 연계를 강화하면서, 전반적으로는 개발재원 공급을 축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대내적으로는 다양한 ODA 수단의 통합적 운용과 국민에 대한 신뢰 확보 등 ODA의 질적 내실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대내외 ODA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수원국의 상생발전에 대한 기여'를 비전으로 수립하고 향후 3년간 연평균 약 3조 원 규모의 신규사업 승인이라는 목표를 설정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