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가운데 정부가 이번달과 5월분 대체 원유를 1억1800만 배럴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중동 산유국 요청으로 2천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기지 확장에도 나선다.
산업통상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14일 중동전쟁 대응본부 일일브리핑에서 "대체 원유 확보는 5월까지 1억 1800만 배럴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현재 정유사들은 6월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체 원유 도입국은 17개 국가며, 가장 많은 물량을 들여오는 국가는 사우디아라비아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이번달 확보된 대체원유는 4600만 배럴, 5월은 7200만 배럴이다. 5월 물량의 경우 평시 대비 82% 수준에 달한다.
정부는 비축유 방출에 대해서는 적절한 시점을 고민하고 있다.
양 실장은 "비축유는 현재 스와프에 따라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방출되고 있지는 않다"며 "6월 9일까지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약속한 2200만 배럴 분량의 비축유 방출이 예정돼 있어 현재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달과 5월 비축유 스와프 신청은 32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로 신청을 받고 있어 5월 스와프 물량은 늘어날 수 있다. 비축유 스와프란 정부가 보유한 비축유를 기업이 도입하려는 원유와 맞교환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정부는 2천만 배럴 규모의 비축유 기지 확장을 추진한다.
양 실장은 "우리나라 석유 비축기지를 사용하고 싶어 하는 나라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이번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설계 용역 예산 등을 확보해 비축유 시설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경에는 비축기지 유지보수와 시설확충 설계비로 30억 원이 책정됐다. 현재는 최대 1억 4000만 배럴까지 비축유 저장이 가능한데 시설용량의 90%를 사용 중이다.
특히 중동 쪽에서 비축기지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양 실장은 그 이유에 대해 "중동 국가들도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면 우리나라 이상으로 타격을 받는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은 원유 수출이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산유국들 입장에서는 원유를 해협 밖에 미리 두고 나중에 팔 수 있다면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특히 동북아 비축기지를 활용하는 데 대해 관심이 많아 (우리 측에) 협의를 요청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협의를 요청하는 국가는 현재까지 알려진 UAE 외에도 더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실장은 "구체적인 국가명은 적절한 시점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국제공동비축사업으로 국내 원유 비축량이 확대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양 실장은 설명했다.
그는 "비록 우리 비축량으로 잡혀 있지는 않지만, 그들 물건이라도 우리 마당에 들어와 있고 국내 정유사들이 그 수요를 가지고 있다"며 "실질적으로 국내 비축량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대체 원유 물량 확보 과정에서도 국제공동비축사업이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는 국내 석유화학 산업 위기를 막기 위해 기초 원료에 대한 긴급 수급조정 조치도 곧 발표한다.
양 실장은 "이번 주 내로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대상으로 한 수급 관리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원료들은 나프타 분해 시설(NCC)에서 생산되는 가장 기본적인 원료들로 여러 산업의 뿌리에 해당한다.
이어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등 수많은 하류 제품 전체를 통제하기보다는 실질적으로 관리가 가능하고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기초유분 단위을 관리 대상으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나프타 수급 지원에도 예산을 투입한다. 정부는 이번 추경에 나프타 수급 안정화 예산으로 총 6744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최근 55% 수준까지 떨어진 NCC 가동률을 다시 70% 안팎으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지난해 80% 선을 유지하던 NCC 가동률은 지난달 가장 낮은 55% 수준까지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