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노인돌봄 인력 2043년 99만명 부족…외국인·로봇·일자리 질 개선 필요"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KDI 제공

초고령화로 장기요양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요양보호사 인력은 감소세로 돌아서며 심각한 수급 불균형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단순 인력 확충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 외국인 인력 확대와 돌봄 로봇 활용, 일자리 질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권정현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노인돌봄서비스 인력의 전망과 정책 방향'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수요는 급증, 인력은 감소…"현 체계로 감당 어려워"


보고서에 따르면 장기요양서비스 수요는 오는 2043년에 2023년 대비 2.4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1955~1963년에 출생한 1차 베이비붐 세대가 75세 이상 초고령층에 진입하는 2030년대에는 수요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요양보호사 인력은 2023년 약 71만 명에서 2034년 80만 6천 명 수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같은 수급 격차로 요양보호사 1인당 담당 수급자는 2023년 기준 1.5~1.9명에서 2040년 3.0~3.7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권 연구위원은 현재 수준의 서비스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043년까지 최대 99만 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문제는 인력 구조다. 현재 전체 요양보호사의 60% 이상이 60대 이상으로, 오는 2042년 72.6%로 정점에 이른 후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령 인력 중심 구조는 노동생산성 저하로 이어져 실질적인 인력 부족을 더욱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지역 간 격차도 확대돼 일부 고령화 지역에서는 돌봄 인력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권 연구위원은 "65세 이상 요양보호사 인력의 노동생산성을 65세 미만 인력의 80% 수준으로 간주하면 2043년 실질 요양보호사 인력의 규모는 현재 추산된 인력 규모의 90% 수준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요양보호사, 한계 있지만 '전략적 확보' 필요


이 같은 인력난에 대응하기 위한 대안으로 외국인 인력 활용이 거론되지만, 현재 제도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다. 2023년 기준 외국인 요양보호사는 전체의 0.9% 수준에 그치며, 수도권 집중과 고령화 등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다. 자격 취득이 필요한 데다, 취업 제약이 없는 외국인은 더 나은 임금의 다른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향이 크다.

권 연구위원은 이에 대해 요양보호사 직종에 특화된 비자 제도를 통해 인력을 선발·양성·배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한다. 부족 인력을 사전에 산정해 해당 규모만큼 외국인을 선발하고, 교육과 자격 취득을 연계하는 체계다.

요양보호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해서 활용할 수 있는 비자 정책은 현재 시범사업 중인 외국인 유학생 대상 특정활동(E-7) '요양보호사'직종의 대상자 규모를 확대하는 것이다.
 
권 연구위원은 다만 "현재의 시범사업은 국내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유학생을 저숙련 인력 부족 문제 대응의 수단으로 접근하고 있어 생산성 높은 인재 양성 및 인력 확보를 원칙으로 해야 할 대학 교육의 목적과 외국인 유학생 정책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노인돌봄 분야에서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인 특정활동(E-7) 요양보호사 비자의 대상자 규모를 확대하고, 해당 교육과정으로 진입하는 인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1학기부터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대학을 선정하고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을 시범사업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부족한 요양보호사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외국인 요양보호사 양성 과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인력 역시 장기 근속이 어렵고 이탈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자리 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돌봄 로봇, 생산성 효과에도 불구…보급은 초기 단계


돌봄 로봇 활용도 주요 대응 수단으로 제시했다. 실제 로봇을 도입한 요양시설에서는 이동 보조나 환자 이송 등 신체 부담이 큰 업무를 줄여 업무 강도를 낮추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통해 돌봄 인력의 노동생산성을 높이고 인력 부족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현장 도입은 아직 초기 단계다. 최근 정원 80명 이상 규모의 요양시설을 대상으로 돌봄 로봇 기술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요양시설의 89.1%가 도입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도입한 시설은 6.4%에 그치고 있다.

비용 부담과 기술에 대한 신뢰 부족, 그리고 여전히 대면 돌봄에 대한 선호가 주요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비용 지원과 실증 확대, 상용화 촉진 등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권 연구위원은 "돌봄 로봇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대면 돌봄 노동자에 대한 수요 증가는 지속될 것"이라며 "돌봄서비스 인력 수요의 증가세를 완화할 수는 있어도 완전한 대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반복적인 업무를 돌봄 로봇이 대체하는 대신 질적 개선이 이뤄진 대면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며 "따라서 인력 확보를 위한 일자리 질 개선 노력이 지속적으로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순 인력 확충이 아닌 돌봄서비스가 괜찮은 직업으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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