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로 기름 소비가 증가했다는 주장에 대해 반박했다. 일시적인 증가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업통상부는 16일 중동 전쟁 일일 브리핑에서 지난해와 올해 전국 주유소 판매량을 비교한 수치를 공개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2월 넷째 주부터 이번 달 둘째 주까지 휘발유 판매량은 전년 대비 11% 줄었고, 경유 판매량은 7.1%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2월 넷째 주부터 이번 달 둘째 주까지 기름 판매량은 순서대로 65만 1177㎘, 67만 2554㎘, 60만 9723㎘, 63만 8068㎘, 73만 1천㎘, 58만 8990㎘, 59만 3673㎘로 집계됐다.
이중 3월 첫째 주와 넷째 주의 경우 기름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23%, 8.96% 증가했다. 그러나 일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기간에서 작년보다 판매량이 줄었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지난달 첫째 주부터 4월 둘째 주까지 휘발유 판매는 작년보다 13.8%, 경유 판매량은 10.1% 줄었다.
산업부 양기욱 산업자원안보실장은 "3차 최고가격제에서 가격을 동결한 이후 석유제품 소비가 많이 늘었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지난달 셋째 주부터 이번 달 둘째 주까지 주유소 판매량을 보면 휘발유는 1.8%, 경유는 7.6% 감소했다"
양 실장은 "전쟁 발생 전인 2월 넷째 주와 지난주를 비교해도 휘발유와 경유 판매량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며 "확정적으로 줄었다 또는 늘었다로 말하기에 앞서 판매량이 증가한 기간을 빼서 비교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산업부는 대통령 특사단이 중동 4개국과 협의해 확보한 추가 원유 물량이 오는 6월부터 국내에 순차적으로 도입된다고 설명했다.
양 실장은 "특사단 성과로 확보한 원유 가운데 약 2700만 배럴이 6월 선적을 시작으로 들어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특사단 활동 결과 올해 말까지 원유 2억 7300만 배럴과 나프타 210만 톤 도입을 확정지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내에서 3개월 이상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미 도입을 확보했지만 선적이 불확실했던 사우디 물량 약 5천만 배럴도 이번 특사단 협의를 통해 선적이 확정됐다. 해당 물량은 4~5월 도입분으로 분류됐으며 향후 순차 반입될 예정이다.
양 실장은 "호르무즈 사태 때문에 선적에 불확실성이 있었는데 특사단 활동을 통해 사우디 에너지 장관과 아람코 이사장에게 협력을 약속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한시적으로 비중동산 원유 도입을 지원하는 방안을 상시 제도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미주·아프리카·유럽 등에서 수입한 원유에 대해 중동산 대비 추가 운임을 보전하는 '다변화 원유 도입 지원제도'를 한시 도입 중이다.
이와 관련해 환급 한도를 사실상 폐지하고, 스팟 계약과 소규모 물량도 지원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운임 산정 방식도 기존 '실제 운송비와 국제 기준 운임 중 최저값'에서 국제표준운임지수 기준으로 단순화해 편의성을 높였다. 정부가 추산한 환급 확대 규모는 약 1275억 원이다.
양 실장은 "현행 환급제도는 1990년대 도입된 구조로 시장 변화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 4~6월 한시로 운영 중인 다변화 원유 도입 지원을 향후 상시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석유화학 원료 수급 불안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매점매석 금지 조치도 강화한다.
정부는 오는 6월 30일까지 '석화제품 원료 등 매점매석 금지 및 수급조정 고시'를 통해 에틸렌·프로필렌·부타디엔·벤젠·톨루엔·자일렌 등 7개 기초유분을 금지 품목으로 정하고 있다.
생산자, 판매자, 수입자 등은 정당한 사유 없이 해당 재고량을 전년 동기 대비 80%를 초과해 보관할 수 없다.
양 실장은 "일단 4월에서 6월까지를 기본 적용 기간으로 정했지만, 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얼마든지 연장할 수 있다"며 "현재는 7개 기초유분에 대해서만 사재기를 금지하고 있으나 특정 품목에 수급 차질 우려가 발생할 경우 추가로 지정해 선제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기초유분에 더해 수액백, 주사기 등 최종 제품까지 수급 차질 우려가 발생할 경우 관계부처가 별도 공고를 통해 즉시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