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 사무실설'까지 등장…민주당 총공세 vs 한동훈 "불법 개입" 직격

전재수 의원 지역구인 부산 북구갑 보궐 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황진환 기자·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를 둘러싸고 부산 더불어민주당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지역 출마자들은 16일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의 북구갑 출마를 공개 촉구했고,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하 수석에게 출마를 지시하면 불법 선거개입, 당무개입이 된다"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북구갑을 둘러싼 여야의 프레임 대결이 '부산 발전론'과 '대통령 개입론'으로 정면충돌하는 양상이다.

"북구갑은 정치 싸움터 아닌 부산 미래 결정 선거"

민주당 부산지역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이날 오후 2시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정우 AI수석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부산지역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16일 오후 2시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정우 AI수석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촉구했다. 강민정 기자

이날 회견에는 정명희 북구청장 후보를 비롯해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후보, 박상준 강서구청장 후보, 김태석 사하구청장 후보, 이정식 연제구청장 후보, 우성빈 기장군수 후보 등과 기초·광역 의원 후보들이 참석했다.

기자회견문 낭독에 나선 정명희 후보는 "이번 북구갑 보궐선거는 단순히 국회의원 한 명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며 "부산이 미래로 나아갈 것이냐, 과거로 돌아갈 것이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거"라고 규정했다.

이어 "북구갑 보궐선거가 정치권의 싸움터가 돼서는 결코 안 된다"며 "부산의 미래를 설계할 일꾼을 뽑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출마자들은 하 수석을 "이재명 대통령과 함께 일하며 실력과 성과로 검증된 인물"로 평가하며, "집권 여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추켜세웠다. 또 "북구 사람 하정우가 북구를 다시 한 번 재도약시켜주길 간절히 호소한다"며 지역 연고와 국정 연결성을 동시에 부각했다.

출마 뜸 들인다 지적에 "현직이라 정리 시간 필요"

기자회견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하 수석의 출마 결단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 가장 먼저 나왔다.

이에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후보는 "아마 지금 현직에 계셔서 그럴 것"이라며 "정치적인 계산이나 싸움이 아니라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고민의 과정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일을 하고 있으니 출마하려면 정리도 필요할 것"이라며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은가, 너그럽게 양해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하 수석의 장고를 두고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뜸들이기' 비판을 의식한 듯, 현직 참모 신분 정리에 따른 시간 문제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북구 지역 정가에서 거론되는 '정명희 후보 사무실 건물 내 하정우 사무실 준비설'에 대해서도 관련 질문이 나왔다.

민주당 부산지역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16일 오후 2시30분 부산시의회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하정우 AI수석의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 출마"를 촉구했다. 강민정 기자

이에 정명희 후보는 웃으며 "많이 환영하겠다. 좋은 전략이다"고 답했다. 민주당 측이 하 수석 출마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는 데서 더 나아가, 사실상 지역 수용 분위기까지 강조한 셈이다.

"당이나 대통령 요청 아니다"면서도 "중앙당이 설득 중"

이번 기자회견이 정청래 대표의 연이은 '러브콜'과 맞물려 당 지도부 또는 청와대과 교감 아래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이 자리는 누가 시켜서 한 것이거나 누구의 요청에 의한 자리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 "당의 요구나, 특히 바쁘신 대통령과의 교감이 안타깝게도 없었음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하 수석과의 실제 소통 채널을 묻는 질문에는 보다 미묘한 답변이 나왔다.

출마자들은 "보궐선거는 전략공천이고, 부산시당의 결정보다는 중앙당의 결정이 중심"이라며 "중앙당에서 정청래 당대표를 위시한 지도부가 열심히 설득하고 소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대통령과의 교감은 부인하면서도, 중앙당 차원의 설득 작업은 진행 중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상대 진영, 즉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대응을 피했다.

출마자들은 "민주당은 북구갑 보궐선거가 정치꾼들의 싸움터가 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며 "부산의 발전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꾼이 북구에 꼭 당선되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동훈 "대통령 지시 기다리는 출마면 불법 개입"

한편, 민주당의 집단 촉구 기자회견에 앞서, 북구갑 출마 의지를 드러내고 있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하 수석과 이재명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글을 올렸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오후 부산 북구 만덕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전입신고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전 대표는 "부산 북구갑 선거에 나올지 말지에 대해 하정우 수석이나 조국 대표는 왜 부산시민이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 지시나 민주당 허락을 받아야 하는 것이냐"고 썼다.

이어 "하 수석은 본인은 이 대통령이 부산 북구갑 선거에 출마하라고 지시해야만 출마할 것이라고 하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부산 북구갑 선거에 나오지 말라 해서 부산 대신 평택으로 간 것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 수석이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이 대통령이 하 수석에게 부산 북갑에 출마하라고 지시하면 대통령의 불법 선거개입, 당무개입이 된다"고 비판했다.

조국 대표를 향해서도 "민주당이 평택 나가지 말라고 하면 또 다른 곳을 찾아야 하는 것이냐. 평택에 나가는 것은 민주당 허락을 받았느냐"고 반문했다.


한 전 대표는 같은 날 자율방범대 활동 영상을 올리며 "부산 북구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 "부산 북구는 발전 가능성이 큰 곳"이라고 적기도 했다. 출마 명분과 지역 밀착 이미지를 동시에 부각하며, 민주당의 '하정우 차출론'에 맞불을 놓은 것이다.

북구갑, '하정우 차출론' 대 '한동훈 불법개입론' 격돌

이날 민주당 부산 출마자들의 기자회견은 하 수석 개인의 결단을 촉구하는 형식을 띠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북구갑 선거의 주도권을 민주당이 먼저 쥐겠다는 메시지에 가까웠다.

하 수석을 '부산의 미래 먹거리와 청년 일자리를 만들 인물', '대통령과 손발 맞출 수 있는 인물'로 내세우며 본선 프레임을 선점하려는 의도가 읽힌다.

반면 한 전 대표는 민주당이 하 수석 출마를 압박하는 과정 자체를 문제 삼으며, 이를 대통령의 선거개입 가능성으로 연결하는 공세에 나섰다.

결국 북구갑 보궐선거는 후보 확정 이전부터 '지역 발전론'과 '권력 개입론'이 맞부딪치는 상징 대결로 번지는 모양새다.

정작 하 수석 본인의 출마 여부는 여전히 확정되지 않았지만, 민주당 부산 출마자들의 집단 촉구와 한 전 대표의 선제 공세가 맞물리면서 북구갑은 6·3 지방선거 국면의 최대 변수로 한층 더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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