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 전쟁이 50일 가까이 이어지면서 그 여파가 실생활로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제 일상에서조차 체감되는 이란 전쟁 여파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고 있는 산업계 상황을 산업부 박요진 기자와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란 전쟁이 발발한 지 한 달 반이 넘어서면서 일상에서도 전쟁의 여파가 체감되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일상으로 확산된 이란 전쟁의 여파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 도심 식당과 카페 등에서 상점 주인들을 만나봤습니다.
서울 중구 명동에서만 11년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이제는 이란 전쟁 뉴스가 남일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고물가 때문에 손님들의 발걸음이 전보다 뜸해진 상황에서 전쟁이 초래한 석유화학 업계의 위기까지 더해져 플라스틱컵 구입비 등 가게 운영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입니다.
을지로에서 1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해 온 50대 남성 이모씨도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주재료인 고깃값이 전보다 15% 정도 올랐다며 걱정했습니다.
수입 재료에는 고유가·고환율에 따른 비용이 더 붙었는데 혹시라도 손님이 줄까 염려돼 가격은 올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인들의 얘기 들어보시죠.
A씨 "전쟁으로 국내 경기가 더 안 좋아지면서 저가 브랜드를 찾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전쟁 발발 이후 재료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도 "현재로선 별다른 방법이 없다. 더 장기화되면 큰 일 난다. 전쟁이 빨리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 도심에서 40년 넘게 삼계탕집을 운영하고 있는 60대 후반 손흥민씨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한 마리에 2600원이던 닭 가격은 3천 원대 중반으로 크게 올랐고 다른 채소와 재료 역시 20% 가까이 인상됐습니다.
손흥민씨는 "미국과 이란이 전쟁을 하는 바람에 필요에 의해 사는 자재값이 올라가는 바람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며 "금방 끝날 거 같지는 않고 불안 요소 작용하니까 언제 끝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앵커]
이란 전쟁의 여파가 정유나 석유화학 등 일부 산업계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일상으로도 영향이 확산되고 있군요.
여행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요?
[기자]
맞습니다.
가족 단위 여행이 많은 5월과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유류할증료가 폭등하면서 다음 달 유류할증료가 최고 단계를 기록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다음 달 발권 기준 한국 출발 국제선 유류할증료 등급을 최고 단계인 33단계까지 올렸다고 밝혔습니다.
18단계였던 이번 달 국제선 유류할증료에서 단번에 15계단이 치솟은 것으로 유류할증료가 두 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특히 미국 LA 등 최장거리 노선은 왕복을 기준으로 110만 원이 넘는 유류할증료가 붙게 되고 일본 등 최단거리 노선도 왕복 15만 원을 더 부담해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여행사에는 상담 전화는 크게 줄었고 예약 연기 문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지금 거의 있던 계획들도 하반기로 눈치 보고 연기하는 거 같다"며 "문의도 좀 뜸해지고 예년에 비하면 50% 이상 줄어든 거 같다. 5월에는 거의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앵커]
여행업계도 전쟁 여파에서 자유롭지 않군요.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산업계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산업계에선 크게 기대했던 미국과 이란의 1차 종전 협상이 결렬되고 미국마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나서자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석유 최고가격제에 수출 제한 조치까지 적용되면서 정유사들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석유화학 업계의 상황도 암울하기는 마찬가집니다.
이미 나프타 등 원료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공장을 최소한으로 가동하며 버티는 수준입니다.
가전업계 역시 가뜩이나 반도체 등 부품 가격이 상승한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로 물류비 등 각종 추가 비용까지 불어나자 비상에 걸렸습니다.
실제 주요 가전 대기업들조차 임원들의 해외 출장 시 비행기 비즈니스석이 아닌 이코노미석을 이용하라는 방침을 전달하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부품업계는 기존 재고로 버티고는 있지만, 석화업계의 위기와 맞물려 플라스틱 내장재 등 주요 부품 조달 기간이 두 배 가까이 지연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식품·유통업계도 원가 부담에 짓눌리고 있고 항공업계의 경우 저비용항공사를 중심으로 무급휴직 실시 사례가 나오는 등 고강도 긴축 경영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앵커]
일상생활과 산업계 전반에 이란 전쟁 후폭풍이 드리워진 상황이네요. 지금까지 박요진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