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봉투' 괜찮나…"물건 사야 판매" 배짱 영업도

중동전쟁 장기화에 수급 불안 우려 지속
정부 "재고 충분"…지역별 상황 달라
판매처들 '구매 제한'도…"다른 대책 나와야"

16일 오후 경기 고양시의 한 편의점에 상품을 구매하는 조건으로 종량제봉투를 판매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원석 기자

"종량제봉투는 물건을 구매하셔야 1장 드릴 수가 있어요."

16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의 한 편의점에서 '일반 종량제봉투를 살 수 있냐'고 묻자 돌아온 종업원의 대답이다. 종업원은 "들어오는 수량이 적어 장바구니 용도로 필요한 고객들에게 정작 제공을 못 해서 그렇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도봉구의 한 대형마트도 마찬가지였다. 안내문은 없었지만 계산대에 종량제봉투 구매를 문의하자 "쇼핑하신 분에게만 봉투를 제공하고 있다. 양해를 부탁드린다"는 답이 돌아왔다.

중동전쟁이 장기화하면서 종량제봉투 수급 불안과 관련한 우려도 사라지지 않고 있다. 플라스틱·비닐 제품의 원료인 나프타 수입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막힌 상태다.

당초 우려가 생겨났을 때 정부나 지자체는 "당분간 전국의 종량제봉투 재고가 충분해 안정적 공급이 가능하다"며 사재기나 대량 구매 자제 등을 요청해 왔다. 그러나 현장에선 '몇 군데를 돌아야 겨우 봉투를 구할 수 있다'는 불만이 나오거나 앞의 경우처럼 일부 판매처들은 물건 구매를 조건으로 봉투를 판매하는 등 시민들의 불편도 커지고 있다.

현재 상당수의 마트나 편의점들은 사람당 일반 종량제봉투 구매 개수 제한을 두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진이 16일과 17일 둘러본 서울 영등포구와 양천구, 경기 고양시 등의 편의점 10곳 중 7곳은 사람당 1개~5개씩만 종량제봉투를 살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이 중 4곳에선 10ℓ(리터)나 20ℓ의 작은 용량의 봉투는 품절이고 50ℓ 이상의 큰 용량 봉투만 남아 있다고 했다.

류영주 기자

서울 양천구의 한 편의점주는 "언제, 몇개가 들어온다고 확실한 게 없고, 들어와도 개수가 너무 적어서 금방 다 나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기 고양시의 한 편의점 종업원은 "한 달 넘게 작은 사이즈 종량제봉투는 열 묶음도 공급받지를 못했다"고 귀띔했다.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생후 5개월 아기를 키우는 서울 서초구 거주 30대 양모씨는 "기저귀 쓰레기 때문에 종량제봉투가 금방 떨어지는데 막상 편의점에 가면 1개밖에 사지 못하거나 못살 때도 있어서 늘 신경이 쓰인다"며 "많이 사는 걸 자제하라고 해서 따랐는데 이럴 줄 알았다면 묶음씩 사둘 걸 하고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류영주 기자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거주하는 40대 이모씨는 "정부가 말로만 안심시키고 대책을 내놓지 않는 게 아쉽다"라며 "일반 봉투에 종량제 스티커를 붙여서 버리거나 하는 여러 대안들도 나오는데 빨리 다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앞서 여당과 정부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지자체 간 과부족 차이 등을 메꿀 수 있는 조정 작업을 추진 중이라며 일반 봉투 배출 등의 방식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중동전쟁 경제대응 특별위원회 간사는 "현재 종량제 봉투의 경우 일부 판매처에서 부족한 상황이 발생하고 사재기 현상도 있지만 전체 수급 측면을 보면 대부분 지자체에서 3~5개월의 재고를 갖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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