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가 보스턴 마라톤을 앞두고 현지 매장에 내건 광고 문구로 논란에 휩싸였다. 거센 역풍을 맞은 나이키는 수습에 진땀을 흘렸다. 나이키는 해당 광고 문구 때문에 마라톤 완주를 위해 걷기를 병행하는 일반 참가자와 장애인 선수들의 노력을 깎아내렸다는 '엘리트주의' 비판에 직면했다.
스포츠 매체 '인사이드더게임스'는 21일(한국시간) 나이키가 광고 문구 때문에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나이키는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 위치한 자사 매장 쇼윈도에 '러너는 환영, 워커는 용인'(RUNNERS WELCOME. WALKERS TOLERATED)이라는 대형 간판을 설치했다.
이 문구는 거센 비판 여론에 밀려 결국 하루 만에 철거됐다. 논란의 핵심은 '용인한다' 또는 '참아준다'라는 뜻을 지닌 'Tolerated'라는 단어다.
끝까지 쉬지 않고 달리는 엘리트 러너들만 마라토너로 대우하고 체력적 한계, 부상, 장애 등으로 인해 '뛰다 걷는' 참가자들을 한 수 아래로 내려다보는 배타적 시각이 담겼다는 지적이 제기된 것이다. 이 대회 참가자의 상당수는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뛰기와 걷기를 병행한다.
미국 러닝 팟캐스트 '백 오브 더 팩'은 "나이키의 슬로건 '저스트 두 잇'(Just Do It) 대신 '저스트 두 베터'(Just Do Better·그냥 더 잘해라)를 실천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보스턴 마라톤 출전권을 5차례 획득한 장애인 선수 로빈 미쇼는 "진정한 투지가 무엇인지 보려면 장애인 선수 대기 구역에 와보라"고 일갈했다. 뛰다 걷는 '런-워크' 방식으로 보스턴 마라톤 출전권을 따낸 러닝 코치 에이미 구글러는 "런-워크 러너로서 이 문구는 매우 모욕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판 여론이 확산하자 나이키는 공식 성명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나이키 측은 "보스턴 대회 응원 간판 중 하나가 의도에서 벗어났다.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러너를 위해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열린 보스턴 마라톤 남자 경기에서는 존 코리르(30·케냐)가 2시간1분52초로 골인해 종전 대회 최고 기록을 1분10초 앞당기며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