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주년 5·18 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3일 오전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언론간담회를 열고 '오월의 꽃, 오늘의 빛'을 주제로 한 '민주주의 대축제'를 예고했다.
행사위는 '오월, 일상의 민주주의로!'라는 슬로건 아래, 과거의 기억을 넘어 미래 세대와 세계로 확장되는 시민 참여형 축제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특히 행사위는 2024년 12·3 불법 비상계엄을 극복한 힘의 원천이 5·18 정신임을 재확인하며, 이를 헌법 전문에 수록하기 위한 대중적 공감대를 이번 행사에서 형성해 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미래 세대의 언어로 흐르는 오월… '확장성'에 방점
올해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오는 2030년 5·18 50주년을 향한 첫걸음으로서 '미래 세대의 참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행사위는 기존의 엄숙한 추모 위주 방식에서 벗어나 젊은 층이 오월을 일상의 감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다양한 시도를 선보일 예정이다.
대표적으로 가상의 아이돌 멤버의 생일을 축하하는 팝업 카페 콘셉의 전시 '민주주의 덕질하기'와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는 '5·18 레드페스타' 등이 준비됐다.
또한 전남대 정문에서 5·18민주광장까지 달리는 'RUN 5·18 도청 가는 길'은 청년 세대들에게 각광 받는 '러닝'을 통해 항쟁의 경로를 체험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념행사로 기획됐다.
'민주의 밤'과 헌법 전문 수록… 사회적 공감대 확산
그동안 17일 저녁 단 하루 열리던 '전야제'의 틀을 깨고, 올해는 16일 '민주의 밤'을 시작으로 17일 전야제까지 이틀 동안 진행해 시민과 함께하는 광장 행사를 대폭 확대한다.특히 80년 당시 시민들이 모였던 분수대를 중심으로 원형 무대를 설치해 '대동 세상'을 재현하고, 도청을 가리지 않는 열린 구조를 구현해 시민 소통을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민주의 밤' 행사는 오는 5월 16일 오후 5시 18분부터 5·18민주광장 옛 전남도청 앞 분수대 특설무대에서 역사·연대·자긍심·충전 등 4개 주제로 열린다.
행사에 앞서 '민주평화대행진'을 열어 1980년 5월 당시 광주 시민들이 벌였던 민족민주화성회를 재현할 예정이다.
이어서 17일 오후 5시 18분부터는 5·18 기념행사의 핵심인 전야제가 민주광장 특설무대에서 진행된다.
마당극 중심으로 이어지는 전야제에서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무대에 올라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과 관련한 발언을 진행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민주주의 위기를 겪는 민중들과 연대하는 메시지를 선포함으로써 5·18의 세계화 실현에도 박차를 가하겠다는 목표다.
'잡기 놀이' 학살 미화 논란과 고액 참가비… 풀지 못한 숙제
하지만 이번 46주년 기념 행사 기획 이면에는 시민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공존한다.
전남대 정문에서 5·18민주광장까지 5.18㎞를 달리는 'RUN 5·18 도청가는 길'은 취지와 달리 1인당 참가비가 5만1800원에 달하는등 지나치게 높은 참가비가 책정되면서 '오월 정신을 상업화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여기에 계엄군과 시민군의 대치 상황을 '경찰과 도둑' 놀이로 재현하는 프로그램인 '계엄 잡기: 5·18민중항쟁 재현 놀이 체험'을 두고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시민들 사이에서는 "국가 폭력에 의한 학살의 참혹함을 '놀이'식의 가벼운 체험으로 변질시켜 항쟁의 본질을 왜곡하고 학살을 미화할 수 있다"는 분노 섞인 반응도 나온다.
이에 행사위는 "참가비는 기념품 제작과 안전 관리 인력 배치 등 대규모 인원이 이동하는 행사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최소한으로 책정된 실비 성격"이라며 상업화 논란에 선을 그었다.
또한 학살 미화 우려가 제기된 프로그램에 대해서는 "과거의 아픔을 단순히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전에 철저한 사적지 교육과 함께 미래 세대가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형태로 준비했다"면서 "5·18 공동체 정신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일각의 비판이 이는 가운데 행사위가 "시민들의 우려를 적극 수렴해 프로그램의 세부 연출을 보완하고 행사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힌 만큼, 실제 행사가 오월 정신의 진정한 계승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