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째 문을 닫은 부산 침례병원이 6·3 지방선거의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장기간 표류한 공공병원화 책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정면 충돌하는 가운데, 개혁신당은 '민관협력'이라는 별도 해법을 들고 나오며 선거 구도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전재수, '침례병원 여당 책임론'에 "선거 앞두고 남 탓"
전재수 후보는 23일 부산CBS와의 통화에서 앞서 박형준 후보가 제기한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지연 여당 책임론에 대해 "자신의 준비와 노력이 부족했던 것을 남 탓한다"고 반박했다.
전 후보는 "시정 운영 5년 동안 정상화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시민들은 전혀 체감할 수 없었다. 적자 보전 재원 마련 방법이나 경제성 부분 등 공공병원화 계획자체도 부실했다"며 "집권 여당일 당시에는 몇 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선거가 다가오니 남 탓을 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침례병원은 공공병원화를 해야 한다"며 "공공병원화가 필요한 논리를 제대로 만들고, 예산 확보 등을 꼼꼼하게 준비해 정부를 전방위적으로 설득하겠다. 민주당이 약속한 대로 반드시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전날인 지난 22일 민주당 부산시당도 성명을 발표하고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에서 민주당 부산시당은 "국민의힘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 문제까지 정쟁으로 몰고 가며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 당시 박형준 부산시장은 물론 부산지역 17명의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를 호언장담했지만 결국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보건복지부 심의와 예산 확보 등 관련 행정절차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박 후보는 침례병원까지 정쟁화하지 말고, 여야가 힘을 합쳐 공공 병원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형준 "정부 결단만 남아" 여당 책임론 공세
앞서 박형준 후보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침례병원 공공병원화는 정부의 정책 결단과 즉각적인 실행만 남았다"고 주장하며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에게 책임을 물었다.
박 후보는 "지방시대를 말하는 이재명 정부는 동부산권 최대 현안인 침례병원 문제 앞에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부산시장의 면담 요청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이 얼마나 이중적이며 자가당착적인 정부 태도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부산시는 개원 후 발생할 수 있는 운영 적자까지 10년간 50%를 보전하겠다는 제안도 이미 내놨다. 지역 의료 안전망을 복원하겠다는 지방정부의 결연한 의지"라면서 "이제 정부의 결단만이 남았다. 침례병원을 비수도권 공공의료 거점병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 논의를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지난 2017년 침례병원이 파산한 뒤 부산시는 공공병원화를 추진했지만 이는 9년째 표류하고 있다. 그동안 보건복지부의 회의적인 반응과 운영계획, 적자 보전 기간 등에 대한 이견으로 논의가 지연됐다.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소위원회에 두 차례 안건이 올라갔지만 본심의로 올라가지 못하고 재논의 절차가 반복됐다.
지난해 박 시장이 '적자보전 기간 5~10년'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민주당도 침례병원 정상화 의지를 드러내며 해결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그러나 올해 건정심 논의가 늦어지고 현장 방문 일정도 지연되면서 다시 지지부진한 상황이 됐고, 이에 박 후보가 여권에 책임을 물으며 쟁점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개혁신당 정이한, '민관협력 개원' 주장…"빠른 정상화 필요"
한편 개혁신당 정이한 부산시장 후보는 공공병원화가 아닌 민관협력 개원이라는 대안을 갖고 '침례병원 정상화 대전'에 참전했다.
정 후보와 개혁신당 최봉환 금정구청장 후보는 23일 오전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실성이 낮은 공공병원화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민간협력이라는 실행 가능한 대안을 빠르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침례병원 문제는 정쟁의 소재가 아니라 시민의 생명과 안전의 문제"라며 "현재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서로에 대해 비방하고 책임 공방을 벌이면서 금정구민들에게 피로감만 높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부지와 건물은 그대로 부산시가 소유하고, 민간 의료재단이 병원 운영을 맡는 민관협력 방식을 통해 1년 안에 병원을 재가동할 수 있다"며 "지역 의료경영 전문가 등의 실무 검토에서 재건축 없이 기존 건물을 활용하고 내부 리모델링 등을 통해 500병상과 필수 의료 기능을 복원하는 데 280억 원 상당이 필요하다는 방향이 제시됐다. 1년 안에 응급실과 일부 병상을 먼저 개원하고, 이후 단계적으로 2년 안에 500병상 전체 병원을 복원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최봉환 금정구청장 후보는 "시민에게 가장 시급한 의료부터 실질적으로 되살리겠다"며 침례병원 정상화를 금정구청장 1호 공약으로 밝히기도 했다.
여야 책임 공방…개혁신당 가세하며 핵심 쟁점 부상
지역 숙원 사업인 침례병원 정상화에 대해 세 명의 부산시장 후보 모두가 연일 메시지를 내며 이번 선거판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오랜 시간을 끌어온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서로에게 지연 책임에 대한 공세를 펼치며, 본격적인 선거 구도 속 지역 현안 쟁점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개혁신당은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는 사안에 대해 정치적 공방이 아닌 '민관협력'이라는 새로운 대안을 내세우며 참전해, 양강구도 속에서 존재감을 부각하려는 모습이다.
침례병원 정상화는 부산 시민의 건강과 직결된 의료 인프라 문제다. 9년째 해법을 찾지 못한 이 사안을 두고 책임 공방을 넘어 실제 실행력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