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의 소비자 심리가 한 달 만에 급격히 냉각되며 100선에 바짝 다가섰다.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면서, 시민들의 지갑이 닫히고 경기 비관론이 팽배해지는 모양새다.
곤두박질친 소비자심리…"전국보다 더 춥다"
24일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발표한 '2026년 4월 부산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부산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5로 전월(113.4) 대비 무려 9.9p 하락했다. 이는 전국 평균 하락 폭인 7.8p를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부산 시민들이 체감하는 경제적 충격이 타 지역보다 더 가파름을 보여준다.CCSI는 100보다 높으면 장기평균(2003~2025년)보다 낙관적임을 뜻하지만, 지수가 단숨에 10p 가까이 빠지며 기준선인 100에 근접했다는 점은 앞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한 경고등으로 해석된다.
고물가·고금리 늪에 빠진 가계
시민들의 발목을 잡은 것은 단연 '물가'와 '금리'다. 1년 후 물가 상황을 내다보는 물가수준전망CSI는 148로 전월보다 6p 상승하며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금리수준전망CSI 역시 115로 한 달 새 7p나 급등했다. 돈 빌리기는 무섭고, 장바구니 물가는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 가중되고 있는 셈이다.현재의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현재경기판단CSI는 67로 22p나 폭락했고, 앞으로 경기전망CSI도 80으로 12p 하락하며 비관적 전망이 압도했다.
먹고 노는 비용부터 줄여
가계 형편이 팍팍해지자 시민들은 즉각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섰다. 전체 소비지출전망CSI(105)가 6p 하락한 가운데, 특히 선택적 소비 품목에서의 위축이 두드러졌다. 교양·오락·문화비는 전월 대비 5p 하락(95→90), 여행비의 경우 전월 대비 3p (96→93)떨어졌고, 외식비도 전월 대비 2p 하락(97→95)했다.반면 필수 지출인 의료·보건비(1p↑)와 교통·통신비(1p↑) 등은 오히려 상승하거나 유지돼 줄일 수 있는 곳부터 최대한 깎아내고 있는 서민들의 고충을 반영했다. 부동산·임금 전망의 엇박자불안한 흐름 속에서도 주택가격전망CSI는 104로 7p 반등하며 다시 100을 넘어섰다.
실물 경기는 바닥을 기고 있지만, 자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한 '전망의 괴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임금수준전망CSI(121)는 1p 하락하며 소득 증대에 대한 기대감은 소폭 꺾였다. 지역 경제계 관계자는 "부산의 소비 심리가 전국 평균보다 더 큰 폭으로 꺾인 것은 지역 내수 경기의 취약성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고금리와 물가 부담이 실제 소비 절벽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밀한 정책적 대응이 시급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