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4일 오전 경남 진주 CU(씨유) 진주물류센터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이 대화를 약속해놓고 뒤로는 업무방해 가처분을 신청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특히 사측이 어렵게 성사된 노사 만남을 공식 '교섭'이 아닌 단순한 '긴급 협의'라고 선을 긋자, "열사와 유가족을 기만하는 비열한 행위"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다.
화물연대에 따르면, 편의점 CU의 물류를 담당하는 BGF로지스는 지난 20일 화물연대 조합원들을 상대로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물류센터 봉쇄조치를 사측은 업무방해로 보고 청주지법에 이를 금지해달라는 신청을 냈다. 대화 국면이 조성되기 전, 참사가 발생한 당일에 법적 조치에 나섰다는 것이다.
화물연대 김동국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 현장에서 "입으로는 교섭을 말하면서 손으로는 탄압을 준비했다"며 "고인의 죽음 앞에서조차 시간 벌기와 책임 회피에만 몰두하는 비열한 자본"이라고 사측을 비난했다.
사측이 지난 22일 진행된 노사 상견례를 '교섭'이 아닌 '긴급 협의'라고 주장하며 의미를 축소한 데 대해서도 분통을 터뜨렸다.
화물연대는 "21일 BGF로지스와 화물연대가 '단일 교섭'을 진행하기로 합의했고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 국회의원까지 입회인으로 보증한 공식 교섭을 하루 만에 손바닥 뒤집듯 부정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측이 노조법상 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임을 인정하지 않기 위해 꼼수를 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BGF로지스 측 관계자는 "가처분 취하 계획은 지금으로선 없다"며 "현재 불법인 물류센터 봉쇄를 풀지 않는 한 조치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 "아직 교섭 의제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교섭이라고 부를 수 없다"며 "의제별로 사용자성이 다르기 때문에 협의라고 지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측의 가처분 신청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고 교섭의 성격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입장이 정면충돌하는 가운데, BGF로지스와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에도 교섭을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이 화물노동자들의 실질적인 사용자라는 증거도 제시됐다. 화물연대는 화물노동자들이 BGF리테일 전용 모바일 앱을 통해 배송 코스와 시간을 철저히 통제받고, 차량 내 GPS와 온도 전송기를 통해 사측의 직접적인 관리·감독을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민주노총 법률원 소속 김두현 변호사는 현장 발언을 통해 "사측은 화물노동자가 노동자도 아니고 교섭 의무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화물차 사방에 CU 로고가 도색돼 있다"며 "누가 보더라도 CU의 노동자임에도 이윤만 얻고 책임은 무한 회피하겠다는 뻔뻔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화물연대는 사측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가처분 취하가 없다면 투쟁 수위를 전국 단위로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주 일요일까지 성실 교섭으로 사태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다면, 전국에 있는 CU 물류센터를 마비시키고 BGF리테일 본사로 집결해 사생결단의 투쟁을 진행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