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세계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설비) 수주 시장을 석권하면서도 배 한 척을 지을 때마다 수백억 원의 기술료를 해외에 내야 하는 구조를 끊고자 경상남도가 '기술 자립 실현'을 선언했다.
도는 '제조 AX기반 조선해양플랜트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 특화단지' 지정 신청서를 산업통상자원부에 제출했다고 25일 밝혔다.
FLNG 천연가스 액화공정 핵심 기술과 소재·부품 공급망을 국산화해 조선 강국의 위상을 기술까지 완성하겠다는 목표다.
FLNG는 '바다 위의 LNG 공장'으로 불린다. 지상 터미널보다 건설 기간이 짧고 이동이 가능해 에너지 안보 위기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 조선업계는 전 세계 FLNG 수주를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문제는 FLNG의 심장인 '천연가스 액화공정(영하 162도 냉각 기술 등)' 기술을 해외 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내 조선서가 배 한 척을 지을 때마다 전체 건조 비용의 약 2~3%에 달하는 기술료를 해외 기업에 지불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이 부품 업체까지 자국 기업으로 지정하는, 이른바 '벤더 고정' 구조다. 국내 소부장 기업이 아무리 우수한 제품을 개발해도, 정작 우리 조선사가 만드는 FLNG에 납품하지 못하는 역설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다.
도는 이번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이런 구조적 사슬을 끊겠다는 계획이다. 천연가스 액화공정을 전략 품목으로 선정하고, 2031년까지 745억 원을 들여 소부장의 국산화와 기술 자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옥포·죽도 국가산단을 품은 조선산업 집적지인 거제를 중심으로 글로벌 조선해양플랜트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것이 경남도의 최종적인 그림이다. 거제는 한화오션 등 인근 창원·통영·고성 등의 관련 기업과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 연구기관이 밀집해 있어 특화단지 조성의 최적지로 꼽힌다.
이를 위해 도는 다음 달부터 산업협회·기업·대학·연구기관이 참여하는 '민관합동 조선해양플랜트 M.AX 얼라이언스'를 가동해 세계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이미 2021년 지정된 '창원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이후 생산액이 42.7%, 수출액이 67%나 증가하며 지역 경제의 활력을 증명한 바 있다. 도는 조선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이 같은 성공 신화를 쓴다는 포부다.
경남도 이미화 산업국장은 "이번 특화단지 지정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유치 의지를 다졌다. 소부장 특화단지 지정 여부는 현장 평가 등을 거쳐 오는 7월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2021년부터 10개의 소부장 특화단지를 지정했고, 2030년까지 10개 단지를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