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고유가 시대…韓 '우주·조선·전력' 주목해야[경제적본능]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국제 유가 급등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전인구 경제연구소장은 "매크로 지표의 변화가 각 산업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협상 늦어질수록…美 본토 에너지·글로벌 곡물 유통사 '반사이익' 

미국과 이란의 협상 난항은 국제 유가의 상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전 소장은 유가 급등이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물가 관리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유가상승의 수혜는 중동 노출도가 높은 전통 에너지 기업보다는 미국 본토에 기반을 둔 셰일 업체나 중질유를 생산하는 브라질, 캐나다 등의 에너지 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가 및 천연가스 공급망 교란은 농업 분야로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 전 소장은 "가스 기반의 화학제품인 암모니아와 황산 공급이 제한되면 비료 가격 상승을 유발해 하반기 심각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에 따른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른 투자 대안으로 비료, 종자, 가공을 아우르는 글로벌 곡물 유통사(ADM, Bunge 등)의 수익성 확대를 전망했다.

■ 환율 1500원 '뉴노멀' 진입?… 美 추격 매수보다 韓 AI·우주 밸류체인 유효

원·달러 환율이 1400원 후반을 넘어 1500원 선을 위협하는 상황에 대해, 전 소장은 과거 IMF 외환위기나 리먼 브라더스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현재의 고환율은 한국의 펀더멘털 문제라기보다는 미국의 통화정책 및 글로벌 지정학적 요인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환율·고물가 환경 속에서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은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전 소장은 "수출 대기업을 제외한 내수 시장의 침체와 누적된 가계·기업 부채 규모를 고려할 때 금리 인상은 실물 경제에 과도한 타격을 줄 수 있다"며, "새로 취임하는 신현송 총재 체제에서는 오히려 내수 부양을 위한 선제적 금리 인하 카드를 검토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예측했다.

또한 1500원대 환율에서의 투자 전략으로 "환차손 리스크와 양도소득세 부담을 감수하며 미국 빅테크 주식을 추격 매수하기보다는, 글로벌 AI 및 우주 산업 밸류체인에 편입된 국내 기업(HBM, 전력 기기, 방산, 우주항공 등)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했다.

■ 엇갈린 화학업계 명암… 원가 치솟은 韓 NCC, 대안으로 뜬 '전력망 인프라'

고유가는 국내 석유화학 업계(NCC)의 원가 경쟁력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반면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 화학업체(ECC)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원가를 유지하며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전 소장은 "유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소비 침체로 인해 제품 가격 인상마저 제한되면서 국내 화학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평가했다.

반면, 화석 연료 가격 상승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그리드 패리티)을 앞당기는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전 소장은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의 전력 수요 폭증에 대응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및 가상발전소(VPP), 송전망 확충을 위한 대규모 국가적 투자가 뒤따를 것"이라며 관련 내수 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1500척 '그림자 선단' 철퇴 예고… 호황 굳히는 K-조선과 '엔진' 독점력

조선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이어졌다. 전 세계 유조선의 약 20%(약 1500척)를 차지하는 '그림자 선단(제재를 피해 암암리에 석유를 운송하는 노후 선박)'에 대한 국제 사회의 단속이 강화될 경우, 유조선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

전 소장은 "이미 4~5년 치 수주 잔고를 채운 국내 대형 조선사들뿐만 아니라, 중형 조선사 및 유지보수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선박 엔진 제조사들도 구조적인 호황을 누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사업 포트폴리오를 성공적으로 전환한 일본의 중공업 및 전력 인프라 기업(히타치 등)으로의 시야 확장도 제안했다.

끝으로 전 소장은 "시장의 흐름이 이미 반영된 테마를 뒤늦게 쫓는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며, "과거 AI와 로봇 산업이 그러했듯, 향후 스페이스X 상장 등으로 본격화될 우주 산업처럼 새로운 기술과 패러다임이 시작되는 초기 단계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전인구 경제연구소 소장 인터뷰 풀버전은 유튜브 채널 <CBS경제연구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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