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기 최다 볼넷은 대체 몇 개예요?"[아빠, 이건 왜 파울이야?]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4월14일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중계를 보고 있었다.

문제의 시작은 7회초였다. 한화가 5-0으로 앞선 상황. 1사 1, 3루에서 연속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로 1점을 줬다. 여기까지는 아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8회초 이상규가 볼넷 2개로 2사 1, 2루를 허용한 뒤 김서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형우의 볼넷으로 2사 만루. 디아즈의 볼넷으로 다시 밀어내기가 나왔다. 끝이 아니었다. 류지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또 밀어내기를 허용한 뒤 전병우 타석에서는 폭투까지 나왔다. 9회초에도 달라지지 않았다. 1사 2루에 몰리자 다시 볼을 남발했다. 김재상의 볼넷, 박승규의 몸에 맞는 공으로 1사 만루. 힘겹게 아웃 카운트 하나를 잡았지만, 볼넷 2개로 또 2점을 헌납했다.

삼성의 5점이 모두 밀어내기와 폭투로 나왔다. 경기 종료 후 화면에 나온 기록은 볼넷 16개와 몸에 맞는 공 2개. 1990년 5월5일 어린이날에 LG 트윈스가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기록한 17개의 사사구를 넘어서는 그야말로 악몽 같은 기록이었다.

유심히 경기를 지켜보던 아이는 "스트라이크를 못 던지는데 왜 투수를 안 바꿀까요?"라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감독 마음이지"라고 웃어 넘기려는 순간.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스전 한화 투수 기록

"그러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포볼(아이의 표현)을 내준 팀은 대체 몇 개나 내줬어요?"

먼저 사사구에 대한 개념을 간략하게 설명해줬다. 스포츠에 관한 책을 자주 읽는 아이는 "그 정도는 알아요"라면서 순수 볼넷의 수치를 원했다.

KBO리그부터 찾아봤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다 사사구 기록은 한화가 새로 쓴 18개. 다만 최다 볼넷은 타이 기록이었다. 앞서 2020년 9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로 16개의 볼넷을 허용한 기록이 있다.

"그럼 메이저리그는요?"

아이의 질문이 이어졌다. 기록 사이트를 열심히 찾아봤다. 최다 볼넷 기록은 1971년 9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가 워싱턴 세너터스를 상대로 허용한 19개였다. 다만 워싱턴-클리블랜드전은 연장 20회까지 치러졌다. 사실상 2경기를 치른 셈이니 기록 같이는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라는 표정.

9이닝으로 범위를 좁혀 다시 찾아봤다. 1916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1948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한 경기 18개의 볼넷을 허용한 것이 최다 기록이었다.

이번에는 일본으로 넘어갔다. 기록이 애매했다. 일단 1936년 나고야가 한신을 상대로 내준 19개가 일본프로야구(NPB) 최다 볼넷 기록이었다. 계속 검색을 이어가다가 1940년 난카이가 한큐전에서 21개의 볼넷을 내줬다는 정보도 나왔지만, 실제 자료를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KBO리그 기록과 큰 차이가 없어 약간 실망하는 듯한 아이에게 "재미있는 기록 하나 알려줄게"라면서 노모 히데오의 기록을 이야기해줬다.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그 노모 히데오의 기록이다.

노모 히데오가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던 1994년 7월. 당시 긴데쓰 버펄로스 소속이었던 노모 히데오는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 무려 볼넷 16개를 내줬다. 아이의 반응은 김서현을 보던 때와 같았다. "대체 왜 투수를 안 바꿨을까요?"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다면 노모 히데오의 기록은 어땠을까. 노모 히데오는 볼넷 16개를 내주면서도 세이부 타선을 단 3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191개의 공을 던지면서 완투승(8-3)을 거뒀다. 개인적으로는 볼넷 16개 허용보다 191구를 던졌다는 것이 더 충격적이었다.

아이의 표정은 180도 달라졌다. 아이는 "투수를 안 바꾼 이유가 있었네요"라고 머리를 긁적이며 TV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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