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베트남 순방에 나섰던 이재명 대통령이 5박6일의 국빈 방문을 마치고 24일 귀국했다.
이전 순방들과 달리 굵직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다수 도출되지는 않았지만, 중동 전쟁으로 인해 커진 에너지와 공급망 위기 속 아시아 핵심 국가들과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 정상과 별도 친교까지…인프라 등 전략산업 확장될까
이 대통령은 이날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 겸 국가주석과 베트남의 세계 문화유산인 탕롱 황성을 방문해 친교의 시간을 가졌다.
이틀 전인 지난 22일 또 럼 당서기장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23일 서열 2위인 레 밍 흥 총리, 서열 3위인 쩐 타인 먼 국회의장과 면담을 한 후 다시 또 럼 당 서기장을 만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베트남 최고권력자인 또 럼 서기장과 각각 양국의 신정부 출범 후 첫 국빈으로 방문하는 등 신뢰 관계를 확인한 것은 물론 이번 순방을 통해 경제적인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우선 현대 로템은 이번 순방을 계기로 베트남 호치민시에 4800억원 규모의 도시철도 차량 계약을 맺었다.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각종 도시철도, 고속철, 물류망 등 대형 인프라 사업으로의 확장이 기대된다.
베트남에서는 양국 간 동물 위생 및 검역 협력 양해각서(MOU)도 체결됐는데, 110억 달러, 우리 돈 약 16조원 규모인 베트남 육류 시장에 한국 기업이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양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및 디지털 인프라 구축 △원전·전력망 등 에너지 협력 △이차전지·첨단소재 생산기지 조성 △스마트시티 및 인프라 개발 △금융·투자 확대 등 74건의 MOU를 맺으며 협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
해묵은 CEPA 개정 돌입한 한-인도…풀리지 않던 교역확대 기대감
이 대통령은 베트남에 앞서 국빈 방문한 인도에서도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 외교에 나서며 협력의 기반 닦기에 나섰다.
인도는 경제 규모 대비 한국과의 교역 규모가 작은 나라였는데, 이를 확대해 오는 2030년까지 교역량을 현재의 2배 이상인 500억 달러로 높이기로 했다.
그간 해결해야 할 숙제로 꼽혀온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또한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자유무역협정(FTA)와 성격이 유사한 CEPA는 2010년 발효 당시 교역 확대의 발판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적지 않았지만 관세·비관세 장벽, 규제 등으로 인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음달 12차 개선협상에 나서며, 협상 주기 정례화, 2027년 상반기 타결 등 과정과 목표 또한 구체적으로 설정해 실질적인 움직임을 갖기로 했다.
특히 양국은 첫 장관급 경제협력 플랫폼 '산업협력위원회'를 구성, 산업 제분야에 대한 협력에 나서기로 했는데, 이에 더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한국 기업의 인도 진출을 도울 '전담 데스크'를 총리실이 설치하고 직접 한국 기업을 만나는 등 적극 대응을 약속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인도 순방에 대해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본격적인 가동을 알리는 계기이자 14억 인구를 바탕으로 고속성장 중인 인도와 새로운 협력 모멘텀을 창출하고 미래지향적이고 전략적인 분야로 양국 간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베트남 순방과 관련해서는 "베트남과 교역·투자 협력을 한층 공고히 하는 한편, 더 미래지향적인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함으로써 양국 간 협력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