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박상희 부산CBS 보도국장
■ 대담: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박상희>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출퇴근 시간대 65세 이상 고령층의 무임 승차를 일부 제한하는 방법을 검토하라고 지시했었죠. 폐지하라는 말은 아니고, 분산시킬 방법을 연구해 보자고 제안한 건데요. 이후 청와대는 검토를 철회하긴 했지만,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논쟁에 불을 붙였습니다.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도시철도 적자 문제, 이제는 손을 써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투데이 초대석 이 문제를 현장에서 직접 겪고 있는 분이죠. 부산교통공사 이병진 사장과 함께 무임손실을 둘러싼 현안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병진> 네 안녕하십니까?
◇박상희> 먼저 무임손실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말하는 거죠? 정확히 어떤 개념인지 설명을 부탁합니다.
◆이병진>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개별법에 따라서 65세 국민, 즉 노인입니다. 노인, 장애인, 또 국가 유공자에 대해서는 거주지나 소득, 시간에 관계 없이 자유롭게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무인 수송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를 공익 서비스 비용이라고도 하고, 또 의무라고도 합니다.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승객들의 운임을 가지고 운영이 됩니다. 하지만 법적으로 무임 수송 대상자들에게는 운임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하게 되는 운영상의 손실을 무임손실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달릴수록 쌓이는 빚…전국 도시철도 무임손실 7754억원
◇박상희> 도시철도 무임손실은 복지 정책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이라 보면 되겠네요. 그런데 단순한 복지 비용으로 보기엔 이 규모가 상당하다는 얘기가 있는데요. 이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이병진> 무임 수송 제도가 시행될 당시를 우리가 좀 이해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1984년, 지금으로부터 42년 전에 시행이 됐습니다. 당시에는 전국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전국의 4.1%였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로 보면 21.2%가 되면서 우리나라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을 했습니다.
지난해 운영을 해 보니까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의 전체 무임손실이 7754억 원으로 나왔습니다. 이는 당기순손실에 52%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특히 우리 부산의 경우는 전체적으로 1854억 원의 당기순손실이 발생을 했고, 여기에 86.5%로 1854억 원이 무임손실로 집계가 됐습니다.
◇박상희> 도시철도는 '시민의 발'이라는 표현처럼 이제는 정말 우리 시민 삶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요. 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산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기름값을 최대한 아껴야 하는 시기에는 그 중요성은 더욱 크게 느껴집니다. 이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교통공사의 손실액이 커지면 시민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는가요?
◆이병진> 아무래도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이 시민들의 안전의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시민 안전을 위한 투자비 마련하기가 이제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하루 100만 명 가까운 시민들이 이용하는 도시철도의 안전, 이를 통해서 시민들이 안전하게 도시철도를 이용할 수 있어야 됩니다.
지금은 부산의 경우는 이제 41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서울의 경우가 52년이 됐고, 시설이 노후되고 차량이 굉장히 노후가 됐습니다. 이로 인해서 도시철도 전반적으로 안전 문제가 대두가 됐고, 이를 위한 재투자 비용을 마련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습니다. 도시철도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투자비 재원을 지금은 부채를 늘려가면서 마련하고 있는데, 이 부채 상황 자체도 이제 한계에 이르렀다 이런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출퇴근 시간 어르신 이용 적어…"무임 수송 국비 보전해야"
◇박상희> 네 잘 알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최근 대통령이 언급했던 출퇴근 시간에 어르신들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 물론 입장을 철회하긴 했지만요. 현장에서 보기에 실제로 적용한다면 어떤 효과 있을까요?◆이병진> 아마 6개 도시철도 운영 기관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마는 저희 이제 부산의 경우를 예를 들어서 설명을 좀 드리겠습니다. 노인들의 무임 승차 이용이 실제 출퇴근 시간대에 많은 걸로 보이지만, 실제 16% 정도로 굉장히 낮습니다.
대부분의 어르신들은 주로 낮 시간대. 주로 9시에서 저녁 6시 대에 거의 76% 이상이 이용을 하고 계십니다. 이런 데이터를 기준으로 보면 출퇴근 시간대 어르신들의 무임 승차를 제한한다고 해서 무임 손실이 어느 정도 해소가 된다거나, 아니면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를 조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하는 기대는 조금 한계가 있지 않나 하는 그런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박상희> 그렇다면 뭔가 다른 이 근본적인 해법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실제 도시철도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어떤 대책이 가장 시급하고 또 효과적이라고 보십니까?
◆이병진> 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무임 수송 제도는 법령을 근거로 강제 시행되고 있는 정부의 대표적인 교통복지 정책입니다. 무엇보다도 무임 수송에 따른 국비 보전을 하기 위한 법제화를 일단 빨리 해야 된다. 이를 통해서 이 공익 서비스 비용 분담에 대한 주체를 명확히 해야 됩니다.
지난 40년 이상 이 제도가 유지되었기 때문에 이 무임 수송 제도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인 가치, 또 이 제도의 장점을 고려할 때 단편적인 제도 개선보다는 노인 연령의 기준을 조정하든가 아니면 소득 수준에 따른 차등 적용을 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도 저희들이 강구를 해야 되고. 무엇보다도 좀 장기적으로는 이 교통복지 모델을 정부가 만들어야 됩니다. 이걸 통해서 적극적인 초고령화 시대 사회를 좀 대비를 해야 되는 거 아닌가 하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박상희> 예 알겠습니다.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운영하는 기관에 따라 지원 여부가 다른 건 이 선뜻 들어도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중앙 정부가 도시철도 운영기관에 국비를 지원하지 않는 이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이병진> 무엇보다도 지자체가 운영하는 도시철도는 지방 자치 단체의 사무라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거기에 대한 운임 감면이나 이에 대한 손실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해야 된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그 근거로 현재 노인복지법에 보면은 도시철도의 운영에 따른 무임 부분은 임의 규정이라는 겁니다. 임의 규정으로 돼 있기 때문에 이를 지자체가 알아서 거기에 대한 감면이나 보상의 문제는 조례로 정해서 하면 된다고 하는 게 정부의 입장이기도 합니다.
두 번째는 도시철도의 건설에 국가가 지금 지원을 하고 있지 않느냐, 물론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마는 이거와는 좀 다른 차원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세 번째로는 도시철도를 운영하지 않는 지역 이런 지역하고의 형평성의 문제가 있지 않나 하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법 개정안 국회 계류…'지속가능한 교통 복지' 위한 논의 필요
◇박상희> 지난 2월 전국 도시철도 노사가 한자리에 모여 무임 수송 국비 보전을 촉구하는 공동 건의문을 채택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사장님께서도 그 자리에 함께 하셨는데, 국비 지원 이끌어 낼 방법은 있을까요? 어떤 게 있을까요?◆이병진> 도시철도의 운영과 운임 감면 내용이 임의 규정으로 되어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 시행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무엇보다도 이 도시철도법 등 관련 법령 개정을 빨리 해서 지원 근거를 만들어야 됩니다.
저희 6개 도시철도 기관에서는 무임 수송 제도의 지속 가능성, 또 도시철도 사회적인 가치에 대한 이 용역을 현재 추진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9월이 되면 그런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예산을 다루는 기획예산처, 또 법제 입법 사항에 대해서는 국회를 적극적으로 설득을 해 나가겠습니다.
이미 지난 4월 9일에는 서울교통공사가 대표가 돼서 전국 정부 관계 부처에 관련 법령에 대한 제도와 또 국비 지원에 대한 요청을 공식적으로 했다는 말씀을 드리고, 저희 전국 6개 도시철도 운영기관은 각 지자체와 함께 무임손실 국비 보전이 될 때까지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서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 정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해 나가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박상희> 예 알겠습니다. 모신 김에 하나 더 여쭙겠습니다. 최근에 사상~하단선 공사 구간에서 대형 땅 꺼짐이 발생했습니다. 장마철을 앞두고 있어서 시민들 불안할 수밖에 없는데요. 대비는 어떻게 잘 하고 있습니까?
◆이병진> 사상~하단선 건설 과정에서 이제 주변에 인근에 많은 싱크홀이 발생했습니다. 이것 때문에 우리 시민들이 불안해하고 또 불편해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 이후에 우리 시에서 대대적인 TF를 구성을 해서 다양한 싱크홀 방지 대책을 지속적으로 시행을 하고 있고, 저희 교통공사에서도 어느 때보다도 그 지역 인근에 대해서는 24시간 관제 체제를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그런 부분들이 올해 여름에 또 발생하지 않도록 저희들도 전력투구해서 시민들이 불편해하고 불안해하는 부분들을 해소를 적극적으로 해 나가겠습니다.
◇박상희> 기상 이변에 따른 집중호우가 많이 내리고 있어서, 장마철 안전 대비 철저히 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대통령 발언 이후 무임승차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거나 만 65세 이상인 노인 기준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등 이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습니다. 반면 생계를 잇기 위해, 또 병원 진료를 위해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어르신들 반발도 거셌는데요. 오늘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무임승차 제도를 둘러싼 논쟁은 단순히 노인 복지 축소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그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합니다.
제도 개선은 복지와 재정, 인구 고령화까지 얽혀 있는 만큼 충분히 논의하고 또 숙고해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그 사회적 비용을 도시철도 운영기관이 오롯이 떠안는 게 옳은지에 대한 논의는 지금 당장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지속 가능한 교통복지를 위해 관련 법안이 조속히 논의되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부산교통공사 이병진 사장과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