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27일 사상 처음으로 시가총액 6천조원 선을 넘어섰다. 코스피는 2.15% 급등한 6615.03으로 장을 마치며 6600선도 처음 돌파했다. 장 중 한때 6657.22까지 치솟으며 장중 최고치도 새로 썼다.
국내 증시 시총 1년 만에 2.76배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15% 오른 6615.03을 기록하며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90% 오른 6533.60으로 상승 출발했다. 오전 내 상승 폭을 키우더니 기존 장중 최고치 6557.76도 갈아치우고, 한때 6657.22까지 치솟았다.코스피는 지난주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뒤 24일 소폭 하락하며 숨 고르기를 했지만, 다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이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대거 '쇼핑'에 나서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이날 강세도 반도체가 이끌었다. 삼성전자가 2.28% 오른 22만4500원에 마감했고, SK하이닉스는 5.73% 급등한 129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장중 한때 131만7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처음으로 '130만 닉스'를 달성했다.
LS ELECTRIC(12.80%)과 효성중공업(10.95%) 등 전력기기도 가세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이 8880억원, 기관이 1조1020억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1조974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진격의 코스피에 힘 입어 국내 증시 시가총액은 6101조994억원(코스피 5421조5542억원·코스닥 679조5452억원)으로 대망의 '6천조원' 고지를 넘어섰다. 코스피가 저점을 찍었던 작년 4월 9일(2293.70) 양 시장 합산 시가총액은 2210조264억원과 비교했을 때 1년여 만에 시장 규모가 2.76배로 불어났다.
작년 7월 30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월 4000조원, 2월 5000조원 선을 잇따라 넘어섰고 이날 6000조원을 돌파했다. 1000조원을 쌓는 데 걸리는 시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다.
7천피 기대감도 번져… 쏠림 우려는 여전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시장이 전쟁 이슈보다 실적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이번주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알파벳 등 주요 미국 기술 기업의 실적이 공개되는 가운데 호실적이 발표될 경우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상승 랠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조만간 '7천피' 시대를 열 수 있다는 기대감이 증권가에 번지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IB(투자은행)들은 반도체 중심의 이익 모멘텀이 기대된다며 줄줄이 코스피 목표치를 올려잡고 있다.
JP모건은 최근 코스피 목표치를 기존 최고 8500까지 올려 잡았다. 메모리 반도체를 중심으로 올해 코스피 이익 추정치가 상향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아울러 골드만삭스도 반도체와 산업재 전반의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이 지속되고 있다며 코스피 12개월 목표치를 기존 7000에서 8000으로 올렸다.
국내 증시의 반도체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전자우 시가총액이 유가증권시장의 43.6%, 국내 증시 전체의 38.7%를 차지할 만큼 반도체 편중이 심하다. AI 업황 개선 흐름이 꺾이면 급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상장사 실적도 무시할 수준이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가 233조6000억원으로 2024년 코스피 전체(221조5000억원) 수준을 넘어선다"며 "두 기업이 너무 역대급으로 잘해서 상대적으로 못해 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빚투(빚내서 투자)의 지표로 보는 국내 증시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4일 기준 35조 4639억원으로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으로, 지난 23일 역대 처음 35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다시 고점을 높였다.
지난 10일부터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다. 이달 들어서만 2조4700억원(7.4%)이 증가했다. '한국형 공포지수'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이날 54.95로 마감하며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을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