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드러나자 악취 '진동'…부산 동천 관로 공사에 시민 불편

바닷물 유입 차단에 생활하수 고이며 악취
별도 저감 대책 없어 주민 불편 장기화
부산시 "다음 달 공사 조기 마무리할 예정"

해수도수 관로 보수 공사로 바닷물 유입이 막히면서 동천 바닥이 드러나 있는 모습. 김혜민 기자

부산 대표 도심 하천인 동천 바닥이 드러나 악취로 인한 주민 불편이 커지고 있다. 부산시는 관로 보수공사를 서둘러 마무리하고 바닷물을 유입한다는 방침이지만, 공사 기간 악취를 줄일 수 있는 대책은 없어 시민 불편은 커지고 있다.
 
평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동천 일대.

평소 시민들에게 쉼터를 제공하는 하천은 온데간데 없고 메마른 하천 바닥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었다. 물이 흐르던 공간에는 좁고 탁한 물줄기가 흐르고 있고 일부 구간에서는 물이 고여 썩으며 강한 악취를 내뿜고 있었다. 산책에 나선 인근 주민들은 코를 찌르는 냄새에 인상을 찌푸린 채 발걸음을 재촉했다.

남구 문현동에 사는 황인수(70·남)씨는 "매일 산책하러 나오는데 한 달 전부터 냄새가 많이 나 불편하다. 지금도 냄새가 많이 난다. 하천 바닥도 시커멓게 드러나 있어 보기에도 좋지 않다"고 눈살을 찌푸렸다.
 
40년 넘게 일대에 거주한 한언대(74·남)씨는 "동천 주변에서 하루에 2만 보씩 걷는데 공사로 인해 다리 밑이나 일부에 물이 고여 악취가 심하게 난다"며 "일부 구간을 모래로 덮어놓으니 그나마 낫지만 불편을 참고 있다. 얼른 공사가 끝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과일 장사를 하는 노해만(72·남)씨도 "한 달 전부터 하천 물이 빠지면서 냄새가 심하다. 지나다니는 사람마다 혀를 내두른다"며 "특히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에는 악취가 더 심하게 난다. 사람들이 냄새 때문에 빨리 지나가 버리니 장사에도 타격이 크다"고 호소했다.

동천이 흐르는 다리 밑에 생활오수가 고여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부산시는 동천 수질 개선을 위해 바닷물을 끌어오는 해수도수 관로 보수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는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설치한 해수도수 관로에서 노후화로 인한 누수가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보수공사는 지난 2024년 10월 시작됐으며,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이미 완료됐어야 한다. 하지만 부산시는 여름철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 위험으로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가물막이를 철거했다가 다시 설치하면서 공사 기간이 대폭 늘어났다.
 
공사가 지연되면서 악취 문제도 심각해지고 있다. 보수 공사를 위해 바닷물 유입이 차단되면서 하천 바닥이 메마르고 있지만 생활하수는 그대로 내려오면서 일대에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근 기온이 많이 오른 데다 잦은 비로 인한 습한 날씨도 계속되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인근 주민에게 돌아가고 있다.

부산시는 악취 관련 민원이 잇따르면서 당초 예정했던 공사 일정을 앞당겨 마무리한다는 방침이지만, 공사기간 동안 악취를 줄일 수 있는 별도의 대책은 마련되지 시민 불편은 이어질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가물막이로 해수 유입을 차단한 상태에서 오수는 계속 유입되다 보니 바닥이 마르면서 악취가 발생하고 있다"며 "6월 말까지 예정했던 공사 기간을 최대한 앞당겨 다음 달 내로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음 주 중으로 가물막이를 철거하면 해수가 다시 유입돼 악취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