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특검은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이진관 부장판사)에서 진행한 박 전 장관의 결심공판에서 내란중요임무종사와 직권남용,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 총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부정청탁금지법 위반과 관련해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이) 공사 분별력을 잃고 대통령 부인의 부정한 청탁을 거리낌 없이 수용하고 실행했다"며 "특정 인물의 사적 이해관계를 위해 법 집행 권한을 자의적으로 행사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장관은 2024년 5월 5일 김씨로부터 수사 정보 등을 요구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은 후 당시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에게 지시해 해당 수사와 관련한 보고를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24년 4월 총선에서 당시 여당이었던 국민의힘이 패배해 '김건희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이 커졌고, 이어 5월 3일 이원석 검찰총장은 김씨의 명품백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전담수사팀 구성을 지시한 상황이었다.
김씨는 5월 5일 하루에만 오후와 저녁 두 차례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내 자신에 대한 수사상황을 파악하려 했다.
| ▶2024.5.5. 김건희→박성재 텔레그램 메시지(박성재 공소장 기재) |
| *오후 2시 4분 "[검찰 관련 상황 분석](보안요)- 특별수사팀 구성 지시는 서울중앙지검이나 대검 중간급 간부와도 상의 없이 지난 금요일 총장의 전격적 지시라고 함. 지난 겨울 서울중앙지검 김창진 1차장이 특별수사팀 구성이 필요하다고 보고를 했다는 부분이 사실인지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통해서 확인 필요함. 검찰국장이 수사팀 구성에 어느 정도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인 만큼 어떤 취지로 수사팀 구성코자 한 것(인지)…" *저녁 7시 28분 "다른 수사, 특히 김정숙 수사와 수원지검의 이재명 부인 김혜경에 대한 수사 미진의 이유와 혹시 대검측에서 해당 수사를 막은 행위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적절한 의문 제기도 필요. 또 김명수 대법원장에 대한 수사는 형사1부에서 한지 2년이 넘어가는데 그에 관한 결론 없이 방치되고 있는 이유가 뭔지 관련 문제제기도 필요." |
김씨의 메시지를 받고 몇 시간 후인 밤 9시 50분 박 전 장관은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으로부터 '영부인 명품백 사건 등 수사상황 보고'를 받았다. 총 3건의 고발 사건과 관련해 고발인들에 대한 조사 일정이 연기된 상황 등을 세세히 담은 내용이었다.
이외에도 내란특검은 5월 13일 박 전 장관이 사실상 '김건희 수사팀'을 해체하는 성격의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단행하고, 교체된 지휘부가 김씨를 제3의 장소에서 조사한 후 무혐의 처리한 과정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었다. 당일에도 김씨는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 전화를 걸었고, '이원석 검찰총장 사표 고심'이라는 제목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이 검찰이 아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수사한 순직해병 사건의 수사상황까지 면밀히 챙긴 점을 파악했다. 그러나 내란특검법상의 수사범위 문제로 인해 대부분의 사안을 김건희특검에 넘겼고, 김건희특검은 수사기간 한계로 관련 수사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덕분에 2차 종합특검은 윤석열 정권 당시 이뤄진 수사개입과 관련한 의혹을 시작부터 끝까지 폭넓게 살펴보고 있다. 종합특검은 김씨와 관련된 도이치모터스 수사개입 의혹과 명품백 수수 의혹은 물론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경쟁 후보였던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조사 중이다.
오는 6월 9일 박 전 장관 1심에서 김씨의 부정한 청탁이 인정된다면, 윤석열 정부 시기 수사개입과 관련한 사실관계가 처음 확인되는 것으로, 종합특검의 수사 역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의 부정한 청탁에 더해 박 전 장관의 검찰 수뇌부 교체 인사가 이뤄졌는지, 김씨의 편의를 고려한 제3의 장소 조사와 무혐의 처분이 진행됐는지 등을 종합특검이 입증하게 될 전망이다.
한편 박 전 장관은 이날 결심공판이 마무리 된 후 퇴장하는 특검 측에 "당신들은 검사 선서를 다시 해야 한다"며 "나는 여기(자켓 안주머니) 검사 선서를 갖고 다닌다. 나는 당신들처럼 안 살았다. 그렇게 살지 말라"고 쏘아붙였다. 앞서 특검은 박 전 장관에 대해 "피고인이 저지른 일련의 행위는 (영부인과의) 소통이 아니라 적극적인 '권력형 유착'"이라고 일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