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공부문 1년 미만 단기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고용 불안정성을 금전으로 보상하는 '공정수당'을 오는 2027년부터 도입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공개석상에서 "정규직은 안정성이라는 보상을 받는다. 고용이 불안정한 비정규직이 보수를 (정규직보다) 더 많이 받는 것이 상식"이라고 반복해 강조한 기조에 발맞춰, 공공부문이 '모범적 사용자'로서 처우 개선을 선도하겠다는 취지다.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는 합동으로 마련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처우개선 대책'을 통해 노동 가치와 고용 불안정성을 제대로 보상하는 공정한 보수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대책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다.
이번 대책의 핵심인 공정수당은 1년 미만 기간제 노동자의 계약 만료 시 일시금으로 지급된다. 기준 금액은 전국 지방정부 생활임금 평균인 254만 5천 원(최저임금의 118%)으로 설정됐다.
근무 기간이 짧아 고용 불안정성이 클수록 보상률이 높게 적용되는 구조로, 1~2개월 근무자는 기준금액의 10%(38만 2천 원), 3~4개월은 9.5%(84만 6천 원), 5~6개월은 9%(126만 원)를 받게 되며, 7개월 이상부터는 8.5%가 일괄 적용된다.
노동부 관계자는 "해당 수당이 현행법상 퇴직금 적용을 받지 못하는 1년 미만 노동자에게 이에 준하는 보상을 제공함과 동시에, 기관 차원에서 무분별한 단기 계약 대신 장기 계약을 맺도록 유도하는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2월부터 3월까지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약 2100개소를 대상으로 실시된 '공공부문 고용·임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립됐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부문 기간제 노동자는 총 14만 6400명에 달하며, 이 중 절반인 50%(7만 3206명)가 1년 미만 계약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기간제 비중은 지방자치단체가 64.1%로 가장 높았다. 지자체의 기간제 중 1년 미만이 차지하는 비율도 64.1%로 나타났다. 이는 중앙행정기관(34.4%), 공공기관(40.6%)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
1년 미만 계약 노동자 중 기간별로는 6개월 이상 9개월 미만이 36.1%로 최다였고, 그 뒤로 9~12개월 미만 계약 노동자가 33.4%로 나타났다.
퇴직금 지급 의무(1년)를 간신히 회피하는 11개월 이상 12개월 미만 노동자의 비율도 15.7%에 달해 불공정 계약 관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 및 복지 격차도 뚜렷하게 확인됐다. 전체 기간제 노동자의 월 평균 정액 임금은 289만 원이었으나, 1년 미만 계약자는 280만 원으로 전체 평균을 밑돌았다.
또한, 정규직(공무직) 대비 복지포인트, 식대, 명절 상여금 등의 수령 비율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예산 반영을 통해 수당 도입뿐만 아니라, 공공부문 내 불공정한 고용 관행 자체를 뜯어고친다는 방침이다.
우선 퇴직금 회피 목적의 쪼개기 계약을 근절하기 위해 상시·지속 업무에 대해서는 1년 미만 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부득이하게 비정규직을 채용할 경우 운영되는 '사전심사제'에는 외부위원을 포함시켜 심사를 엄격히 하고, 심사제 운영 현황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이다.
더불어 주 15시간 미만의 초단시간 노동자 채용 역시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채용이 승인될 경우에도 주휴수당 등을 비례 지급하도록 해 인건비 절감을 목적으로 한 꼼수 채용을 원천 차단하기로 했다.
한편, 공무직위원회 설치법 제정으로 올해 9월부터 공무직위원회가 운영되는 만큼 공무직 등 공공부문 처우개선에 대한 추가적 논의도 위원회를 통해 지속할 예정이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불공정한 고용관행을 바로잡고, 합리적인 처우개선을 통해 모범이 되어야 한다"라며 "공공부문의 성과가 민간부문까지 확산되어 일하는 국민 누구나 일터에서 존중받고 땀의 가치에 맞게 대접받는 일터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