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이 가장 위험"…웹툰작가 88% '악플 피해' 경험

만화가협회 포럼서 사이버불링·정신건강 공론화
"댓글 실명제·차단 기능 필요…법률·심리 지원도"

한국만화가협회 제공

웹툰 작가 10명 중 9명 가까이가 작품 댓글을 중심으로 사이버불링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의 상당수가 장기화되고 있음에도 절반 이상은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등 구조적 고립 문제도 확인됐다.

한국만화가협회가 웹툰 작가 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사이버불링 피해 발생 채널은 작품 댓글란이 88.6%로 가장 높았다. 외부 커뮤니티(60.0%), SNS(37.1%)가 뒤를 이었다. 피해 기간 역시 1년 이상 지속된 경우가 31.4%로 나타났으며, 피해 강도를 '심각' 수준으로 평가한 응답도 62.8%에 달했다.

특히 피해를 경험한 작가 중 57.1%는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재 일정에 따른 시간 부족, 피해를 사소하게 여기는 인식, 신고해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무력감 등이 주요 이유로 꼽혔다. 이에 따라 작가들이 사이버불링을 개인 문제로 감내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만화가협회는 지난 24일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JU 동교동 다리소극장에서 '2026년 제2차 웹툰 포럼'을 개최하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포럼은 웹툰 작가들이 겪는 사이버불링과 정신건강 문제를 공론화하고 창작 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1부 워크숍에서는 웹툰 작가 무적핑크가 '사이버불링, 1년 7개월의 기록: 악플러의 생태계'를 주제로 발표했다.

무적핑크 작가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악플러 집단의 유형과 확산 구조, 대응 과정을 공유하며 "악성 댓글이 집단적 놀이 문화로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이버불링은 개인이 아닌 함께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전략적 휴식'과 '심리적 지지' 등 대응 방안도 제시했다.

이어진 웹툰 토크 세션에서는 이지현 작가가 상업 플랫폼 중심 구조의 한계를 짚으며 '공영 웹툰 플랫폼' 도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2부에서는 이라하 작가가 '웹툰 작가들의 정신건강'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이라하 작가는 "작품 평가와 개인 감정을 분리하고 일상 회복을 위한 루틴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설문 결과에서는 플랫폼 차원의 대응 필요성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실명·본인인증 강화(66.1%), 악성 이용자 차단(57.1%)을 주요 대책으로 꼽았으며, 댓글 기능 제한이나 별점 비공개 등 시스템 개선 요구도 제기됐다. 지원 방안으로는 법률 상담(69.6%)과 심리 상담(55.4%) 수요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플랫폼 및 관계 기관에 전달해 작가 보호 정책 마련에 활용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만화가협회는 다음 달 22일 '네카오 중심 구조를 넘어선 창작 생태계 조성 방안'을 주제로 제3차 웹툰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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