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보다 강화된 내부 지침을 근거로 '재난적의료비' 접수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신청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재난적의료비' 지급신청 접수를 거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신청서를 접수해 처리할 것을 시정권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또 재난적의료비 지급 신청 기간과 관련한 공단의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안내' 지침 등 내부지침도 정비하도록 제도개선 의견을 표명했다.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은 소득수준에 비해 과도한 의료비 지출로 어려움을 겪는 가구에 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 지급신청 기간은 최종 진료일의 다음 날부터 180일 이내로 규정되어 있다. 입원진료의 경우에는 퇴원일이 기산일이 된다.
이와 관련, 민원을 제기한 A씨는 2024년 5월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받고 지난해 4월 최종 진료를 마쳤다. 이후 같은 해 9월 건보공단에 재난적의료비를 신청했지만, 공단은 접수를 거부했다.
공단은 A씨가 2025년 4월에 진료받은 기록은 있지만, 납부한 진료비가 없기 때문에 최종 진료일을 2024년 7월이라며 신청 기한인 6개월이 지났다고 주장했다.
권익위 조사 결과 공단은 내부지침에 최종 진료일을 '진료비가 1만 원 이상 발생한 최종 진료일'로 임의로 축소 해석하고 지급을 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권익위는 공단이 행정편의 등을 위해 1만원 미만의 소액 진료비가 발생한 실제 최종 진료일보다 앞선 날을 기산일로 판단해 신청인의 권리를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령에서 신청 기간에 대해 따로 하위규정에 위임하지도 않았는데, 내부지침의 요건을 법령에 정한 요건보다도 더 강화해 축소 해석하는 것은 '법률우위 원칙'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시행규칙에서 정한 기간을 믿고 재난적의료비를 신청한 국민의 신뢰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A씨의 재난적의료비 지급신청을 접수하여 처리할 것을 시정권고하고, 공단의 내부지침 등을 정비하도록 제도개선 의견표명했다.
권익위 허재우 고충처리국장은 "법령에서 정한 재난적의료비 지급 신청 기간을 내부지침을 통해 임의로 축소하여 신청권을 박탈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앞으로도 국민권익위는 국민의 권익을 침해하는 불합리한 행정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