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마운드의 제구 난조가 임계점을 넘어섰다. 고질적인 볼넷 남발이 투구 수 증가와 경기 시간 지연, 나아가 야수진의 집중력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다.
한화는 지난 29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11개의 사사구(볼넷 10개, 사구 1개)를 기록하며 1-6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올 시즌 벌써 세 번째 두 자릿수 볼넷 경기다. 특히 지난 14일 삼성전에서는 역대 한 경기 팀 최다 볼넷 타이기록인 16개를 쏟아내며 팬들에게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기록을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선명해진다. 현재 한화의 팀 볼넷은 137개로 리그 전체 1위다. 리그 최소인 KT 위즈(84개)보다 50개 이상 많고, 리그 평균(108개)도 한참 웃돈다. 특히 구원진의 부진이 뼈아프다. 한화 불펜이 내준 볼넷은 87개로 리그 평균(57개)을 크게 상회하며, 마운드의 안정감을 떨어뜨리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
제구 불안은 효율성 저하로 직결된다. 한화의 9이닝당 볼넷 허용은 5.27개로 최하위권이며, 경기당 평균 투구 수는 163.7개에 달한다. 최소 투구 수를 기록 중인 NC 다이노스와 비교하면 매 경기 1이닝을 더 던질 수 있는 분량인 14개 이상의 공을 추가로 던지는 셈이다. 이로 인해 한화의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 12분으로 리그에서 가장 길다.
베테랑 류현진이 24⅓이닝 동안 단 2개의 볼넷만을 내주며 중심을 잡고 있으나, 김서현(14개), 정우주(11개), 황준서(12개) 등 기대를 모았던 영건들의 성장이 더디다. 기술적 숙련도 부족과 승부처에서의 심리적 압박이 겹치면서 스트라이크 존을 크게 벗어나는 투구가 반복되고 있다. 여기에 외인 투수진의 이탈로 인한 선발진의 무게감 저하가 불펜의 과부하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마땅한 필승조를 찾기 힘든 상황에서 단기간에 제구력을 끌어올리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결국 마운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해 점수 차를 벌려주거나,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 수를 관리하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