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는 최근 일본 유조선이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것에 대해 "통항 관련 판단과 결정은 결국 선사에 달려있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 박일 대변인은 30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그 어느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우리 선박 문제를 챙기고 있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각 선박과 선사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우리 선박 상황과 동일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회사 이데미쓰고산 소유 파나마 선적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이데미쓰호가 이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왔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우리 선박 26척의 탈출 가능성이 주목받는 상황이다. 관련해 정부는 모든 선박의 자유로운 항행과 안전보장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서 이란 측과 협의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와 이란의 대체항로 제시 등의 외부적 변수가 발생하면서, 일부 선사의 경우 안전문제와 미국의 제재 가능성에 큰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을 위한 고위급 접촉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이란에 파견됐던 정병하 외교부장관 특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을 만나고 약 보름 만에 귀국했다. 중동전쟁이 발발한 이후 이란에 특사를 파견한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정 특사는 아락치 장관과의 면담에서 향후 역내 평화안정이 회복되는 경우 양국 관계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강조하며 특히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에도 우리 공관과 기업들이 끝까지 잔류했던 전례를 들어 설명했다고 한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접촉 가능한 이란 외교라인 최고위급을 만나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국익 관련 메시지와 정부의 재외국민 보호 의지를 현장에서 직접 전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란 측에서도 전쟁 발발 이후 최초의 고위급 방문이라고 평가하며 전시 상황에서도 주이란한국대사관 잔류 등 우리의 외교적 노력에 주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