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윳값 21.9% 급등에 물가 '비상'…정부, 물가 안정 총력전

석유류가 20% 넘게 오르는 등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뛴 가운데 6일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유가정보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중동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자 정부가 석유류와 먹거리 가격 안정을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다.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추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주유소 현장 점검과 매점매석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농축수산물·가공식품 할인 지원과 비축 물량 방출 등 민생 안정 대책도 확대하기로 했다.

물가 상승 압력 대응…석유류·먹거리 집중 관리

7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대응 방향을 발표했다.

재경부는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6%를 기록한 가운데, 석유류 가격이 21.9% 급등하며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분이 시차를 두고 추가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선제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우선 석유류 시장 안정화를 위해 주유소 현장 점검을 강화하고, 매점매석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한다. 또 대체 원유 확보와 함께 공공기관 차량 2부제 등을 통해 수급 관리도 병행할 계획이다.

고유가 부담 완화를 위해 총 6조1천억 원 규모의 피해 지원금을 투입하고, 농어업인과 연안화물선 등에 대한 유류비 지원도 추가 확대한다.

먹거리 물가 안정 대책도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5~6월 농축수산물에 대해 최대 50% 할인 지원(220억 원 규모)을 실시하고, 대형마트·온라인몰과 연계한 할인 행사도 병행한다. 또 수입 다변화와 정부 비축 물량 방출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가공식품 분야에서는 16개 업체, 4373개 품목을 대상으로 최대 58% 할인 행사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담합과 사재기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집중 점검하고, 계란·밀가루·전분당 등 주요 품목 관련 담합 사건도 상반기 내 마무리할 계획이다.

재경부 강기룡 차관보는 "매점매석 위반에 대해서는 물가안정법상 벌금이나 징역 외에도 관련 물품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있다"며 "그런 부분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몰수와 추징은 행정청 권한이 아니라 사법당국 권한"이라고 덧붙였다.

황진환 기자

통관 완화·공급망 다변화…원유 수입 감소 대응

정부는 중동전쟁 장기화에 대비해 수입 통관 절차를 간소화하고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를 확대하는 제도 개선에도 집중할 방침이다. 최근 원유 수입 감소와 가격 상승 등 수급 불안이 커진 데 따른 대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3~4월 원유 수입량은 1억3천만 배럴로 전년 동기(1억5천만 배럴) 대비 13.9% 감소했다. 반면 도입 단가는 배럴당 92달러로 1년 전 79달러보다 16.2% 상승했다. 중동산 수입이 2529만 배럴 줄어든 영향으로, 에콰도르(240.6%↑), 콩고(193.1%↑) 등 비중동 지역 수입은 확대됐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전쟁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통관 절차를 완화한다. 긴급 수입 물품은 통관 서류를 사후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원유·LNG 운반선에 대해서는 선박 검색과 정박 이동 신고를 면제한다. 또 계획에 없던 추가 원유 하역 물량에 대해서도 과태료를 면제해 국내 반입 확대를 유도할 방침이다.

관세청 이진희 통관국장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우회 항로 또는 대체 운송 수단을 이용하면서 발생하는 운임 상승분을 수입 신고 시 과세 가격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재정부와 협의해 시행령 개정을 진행 중이며, 5월 내 시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산업 원료 공급망 재편도 추진된다. 나프타 수입량은 312만 톤으로 전년 대비 25.2% 감소했지만, 미국·인도 등으로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요소 역시 중동 의존도를 0%까지 낮추고 브루나이 등으로 공급처를 전환했으나, 가격은 비료용 기준 톤당 721.6달러로 54.4% 상승했다.

정부는 캐나다 앨버타산 원유 등 비중동 국가를 중심으로 대체 공급망을 확대하고,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절차를 개선해 원유 관세율을 3%에서 0%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연간 최대 3300만 배럴 규모의 추가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기존 확보 물량 480만 배럴의 약 7배 규모다.

아울러 혼합 나프타 원산지 일괄 신고 허용 등 수입 신고 절차를 간소화하고, 가격 급등 품목에 대한 조기경보 체계를 운영하는 한편 매점매석 등 불법 행위 단속도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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