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나무호의 화재는 '피격'때문이었다고 정부가 공식 확인했습니다. 청와대는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했지만, 공격 주체에 대해선 파악하고 있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국민의힘은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거나 축소하고 있다며 정치 쟁점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청와대에 나가 있는 이준규 기자 연결합니다.
이준규 기자.
[기자]
네, 청와대입니다.
[앵커]
어제 외교부가 피격 사실을 확인한데 이어 오늘은 청와대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네요. 이 내용부터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잠시 전 이곳 춘추관에서 나무호에 대해 이뤄진 현장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어제 외교부가 브리핑을 통해 발표한 것과 같은 내용이었는데요. 주요 부분만 요약해 드리자면 △미상의 비행체 2기가 선미 외판을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 △타격에 따른 충격으로 화염과 연기 발생 △파손 부위는 해수면보다 1~1.5m 높은 지점 △파손 패턴을 고려할 때 기뢰나 어뢰에 따른 피격일 가능성은 낮음 등입니다. 위 실장은 이번 공격을 강하게 규탄했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우리 정부는 HMM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서 이를 강력히 규탄합니다.
[앵커]
기뢰나 어뢰가 아니라면 비행물체일 테고, 또 피격이 확실하다고 청와대가 확인했다면 공격의 주체가 있을 텐데요.
[기자]
위 실장은 공격의 주체, 공격 수단의 정확한 기종, 물리적인 크기 등 구체적인 부분은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다만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비행체의 잔해 일부를 확보해 식별이 됐고, 선체의 후미를 향하고 있던 선내 CCTV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내용을 참고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 조사 절차가 모두 마무리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앵커]
어제 주한 이란대사가 외교부를 찾았는데, 이란일 가능성이 높은 건가요?
[기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외교부가 이란 대사를 불러들인 것에 대해서는 "초치가 아닌 것으로 이해한다"면서 공격의 주체로 이란을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호르무즈 인근 국가이기 때문에 협의하고 소통하는 차원의 대화였을 뿐이었으며, 이란에 대한 인도적 지원 방침을 변경한다든지 하는 새로운 정보가 들어온 것도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공격 주체가 특정이 되면 규탄이나 비판을 넘어선 그에 걸맞은 조치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지난주에는 피격 가능성이 낮다고 했었는데, 이번에 다르게 판단한 이유가 뭔가요?
[기자]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당시에는 파공, 즉 피격으로 인해 생긴 구멍이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파공을 확인하지 못한 채로 충격이 있었다, 침수는 없었다, 배가 기울어지지 않았다는 내용만 전달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주 발언은 판단을 잘못 내린 것이 아니라 판단을 내리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납득이 잘 되지 않네요. 앞서 비행체 2기가 1분 간격으로 타격했고, 타격 순간이 선미를 비추는 CCTV에 담겨있었다고 했는데, 이런 중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는 건가요?
[기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해양안전심판원의 독립적 행정 절차 때문에 국가안보실 보고까지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또 스크류와 러더(키) 안쪽 등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위에 파공이 있어 초기 발견이 늦었다고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대로 지난주 청와대에서 사고 과정을 밝힌 내용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앵커]
국민의힘도 오늘 강하게 비판하던데, 이유가 없어보이지는 않는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대한민국이 공격을 받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사건을 은폐, 축소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공격 주체를 특정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외계인 UFO 공격이라도 있었느냐"고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여당이 외교통일위원회, 국방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 소집에 응하지 않는 것은 선거를 앞두고 불리한 이슈를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날을 세우면서 정부와 여당의 불참 속에서도 단독으로 국방위를 열고 긴급 현안질의에 나섰습니다.
[앵커]
민주당은 어떤 입장인가요?
[기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복잡한 외교현실을 무시한 채 근거도 없는 은폐 의혹을 제기하는 등 가짜 안보위기를 조장하면서 한미동맹을 흠집 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섣부른 대응은 국익만 해칠 뿐이라며 정부의 최종 조사 결과를 차분히 기다려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정치부 이준규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