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밀반입·다시 일본…기구한 고려 불상, 복제품으로 고향 온다

긴 법적 다툼 끝 일본 소유권 인정…이후 복제 사업 추진

지난해 서산 부석사로 100여 일 간 돌아왔던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왼편에는 '꼭 다시 만나요'라는 바람을 담아 어린이들이 남긴 글과 그림, 작품이 놓여있다. 김정남 기자

647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다시 일본으로 가야 했던 고려시대 불상인 충남 서산 부석사의 불상이 복제품의 모습으로 고향에 자리한다.

높이 50.5㎝, 무게 38.6㎏의 고려시대 불상인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의 운명은 기구하다. 지난 2012년 절도범에 의해 국내로 밀반입됐는데, 불상에서는 충남 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인 '서주'의 사찰에 봉안하려고 불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의 결연문이 나왔다.

왜구에 의해 1378년에 불상이 침탈된 것으로 서산부석사금동관세음보살좌상봉안위원회와 역사학계 전문가들은 봤다.

하지만 긴 법적 다툼 끝에 국내로 반입되기 전 있었던 일본 사찰 간논지(觀音寺)의 소유권이 인정돼 지난해 5월 일본으로 가게 됐다.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일본으로 가기 전, 고향인 서산 부석사로 돌아와 100일간 일반에 공개됐다. 불상이 가기 전 본래 자리인 부석사에 단 하루라도 있길 염원한 부석사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왜구에 약탈당한 뒤 무려 647년 만에 돌아온 고향이었지만 예정된 이별에 마냥 기쁠 순 없었다.

당시 전국 각지에서 4만 명 이상이 다녀갔고 함께 진행된 정부의 환수 노력 촉구 서명운동에도 1만5천 명 넘게 참여했다.

이후 불상의 모습을 부석사에 남기기 위한 복제 사업이 추진됐으며 지난해 7월 다나카 셋코(田中 節孝) 전 간논지 주지가 부석사를 방문해 복제 승인서와 3D 스캔 데이터를 전달했다.

화상 흔적이 남고 보관(寶冠)과 좌대(座臺)가 소실된 현재의 상태가 그대로 복제됐으며, 동시에 동시기 고려 불상 양식에 대한 면밀한 고증과 성분분석 결과를 토대로 1330년 조성 당시의 완전한 모습을 되살리는 데도 중점을 뒀다고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설명했다.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의 장기승 원장은 "비록 원본 불상은 일본에 있지만, 원본과 동일한 크기와 성분, 전통 주조 기법으로 제작됐다"며 "오랜 세월 부석사로의 귀환을 기다려온 불상을 지역민들이 다시 마주할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7일 서산 부석사에서는 불상을 맞이하는 봉안식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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